2015년/Los Angeles, CA

[2/14]베니스(Venice) + 인텔리젠시아 커피(Intelligentsia Coffee) + 지젤리나(GJelina)

bonbontorrent 2015. 4. 14. 14:32


LA에 도착한 2월 13일에는 시차를 느끼지 못했는데 다음 날 일어나니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다분명 꿀잠자고 일어났는데도 왜이리 피곤하다냐. 눈이 왜이리 뻑뻑하고 건조한건데. 잠이 마구마구 밀려오지 않아도 온몸에 찌든 피로감은 17시간의 시차를 실감하게 해줬다. 


언니들의 인도 하에 비몽사몽 간에 도착한 곳은 베니스(Venice)였다. 베니스가 LA에도 베니스에도 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이곳은 수상도시는 아니지만 해안가에 인접한 도시였다. 동장군이 매세운 기세를 떨치는 서울과 달리 이곳은 따사롭다 못해 덥게 느껴졌다. 


참고로 베니스는 산타모니카 인근에 위치한 곳인데 내가 갔던 거리는 편집샾, 레스토랑, 카페가 많았다. 건물 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서 스카이라인이 시원스레 잘 보여서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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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하게 페인트칠 된 벽화가 귀여워서 찍어봤다. 회사를 탈출해 온 내게 베니스는 FREE CITY다. 호호홋. 





LA를 다니면서 참 좋았던 게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이었다. 별다른 보정을 거치지 않아도 이런 진한 색감의 파란 하늘이라니, 하늘만 봐도 기분이 좋았다.  미국에서 LA공기가 맑은 편이 아니라고 하는데 서울의 공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공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개성 넘치는 벽화들이 많아서 인증샷 찍기에 좋다. 심지어 우체통도 맘에 든다. 러브레터를 보내라니 뭔가 낭만적이야.





베니스를 둘러보기에 앞서 커피를 폭풍흡입해야 할 시간. 시차적응에 지친 몸에 카페인을 퍼부어야 하루종일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데 지장 없을 것 같았다. 일단 인텔리젠시아 커피(Intelligentsia Coffee)에 왔다. 인텔리젠시아 커피는요 근방에 있는 체인 커피숍인데 커피맛이 제법 괜찮다. 빵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가 큼직해서 좋다. 이건 베이컨과 토마토, 치즈가 들어간 빵인데 짭쪼름한 게 취향저격!   





초코아몬드크루아상. 고소하고 바삭하니 맛있다. 라떼랑 먹으니 금상첨화. 근데 아침에는 빵이랑 커피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곤욕스러운 메뉴일 수도 있다. 국에 밥이 좋은 사람들은 후식으로 먹는 걸 추천. 





기념품 가게인데 2층 창문에 붙은 동물 포스터가 인상적이었다. 올빼미, 늑대 포스터는 완전 내취향. 사실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은 언제나 옳다. 





어느 옷가게 풍경. 가게 안에 빨간 하트 풍선으로 장식을 해놓은 게 눈에 띈다. 인테리어용으로 참고해도 좋을 듯. 입술패턴 원피스를 파는 옷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옷이 아직도 눈에 어른거린다. 그걸 샀어야 했어. 아님, 사진이라도 찍어서 남겨야 했다. 





인텔리젠시아에서 커피와 빵을 흡입하고 이 거리를 적당히 어슬렁거리다가 들어간 곳은 지젤리나(GJelina).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파는 브런치 레스토랑이다. 크라프트 느낌이 나는 메뉴판이 참 감각적이다. 메뉴 이름과 가격은 뒷면에 나와있다.  





이건 메뉴판. 영어가 많아서 울렁거렸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음식이름이라 어렵지 않았다. 이곳은 피자로 유명한 곳이지만 우리는 피자 말고 다른 걸 시켰다.  


 





Marinated Crimini Mushroom... 짭짤하게 절여진 양송이와 고수의 만남은 사랑입니다. 





Salmon Pastrami Sandwich. 샌드위치에서 이정도 퀄리티의 연어를 맛보다니 감격스러웠다.  





감튀는 언제나 진리. 함께 찍어먹는 소스가 맛있다. 적당히 칠리칠리한 느낌이 감튀의 맛을 배가시켜준다. 으으. 여기에 마요네즈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ㅋㅋㅋ





나무질감이 멋스러운 지젤리나의 내부 모습. 





WILL. 가죽제품을 취급하는 가게다. 가죽의 질은 준수하며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여기 제품이 맘에 들어서 아빠 벨트를 사려고 했지만 44인치짜리 벨트가 없어서 포기했다. 색상도 질감도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데 왜 사이즈가 없는 거니. 또르르... 아빠. 살 좀 빼세요. 아빠 허리가 40인치만 되어도 사드릴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맘을 뒤로 한 채 가게문을 나서야 했다.  





탐스(TOMS) 매장 옆에 있던 샛길. 이곳의 청명한 날씨는 사랑스러웠지만 햇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선글라스도 없이 LA에 온 나를 본 언니는 눈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부터 사라고 했지만 처음에는 그걸 귓등으로 들었다. 그런데 조금만 돌아다녔는데도 강렬한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못해 따가울 지경이었다. 멋이 아니라 눈을 위해 선글라스가 필요한 거였다.


탐스에서 선글라스를 샀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내 얼굴형에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찾아서 마크 제이콥스, 디오르, 펜디, 톰포드, 레이벤 등등 이것저것 다 써봤지만 내게 잘 어울리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대충 싸구려나 쓰자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냥 탐스 매장 구경이나 하다 나가야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매장에 들어갔는데... 내 인생템, 탐스 선글라스를 만나버렸다. 적당히 두꺼운 옆테와 너무 둥글지도 각지지도 않은 프레임이 동그랗고 턱만 뾰족한 내 얼굴의 단점을 상쇄시켰다. 그동안 내 얼굴의 단점만 돋보이게 만든 선글라스들을 생각하면 질러야만 했다. 소비세 포함 170불이 넘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이정도 인생템이면 그만한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AS를 어떻게 받나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지만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애초에 조심해야지. 


어쨌든 베니스에서는 인텔리젠시아의 맛있는 커피와 크루아상, 지젤리나의 든든한 브런치를 먹고 탐스 선글라스를 샀다. 그 다음 향한 곳은 게티 센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