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드디어 다카마츠

[9/30]나오시마를 어슬렁 어슬렁

bonbontorrent 2016. 1. 14. 11:27





나오시마의 아침이 밝았다. 동생보다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산책했다. 동생을 깨우려 했지만 아침 8시도 안 된 시간에 차마 깨울 수 없었다. 동생은 산책을 다녀와서 깨우기로 하고 미야노우라 항구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을 보고 왔다.






일본어를 몰라도 의미를 알 수 있는 포스터들. 자전거를 탈 땐 노래를 듣지 말고 좁은 골목길에서는 양보운전. 

 





건물을 휘감은 담쟁이덩굴이 느낌적인 식당. 물론 아침이라서 아직 열지 않았다. 뭔가 맛집일 것 같은 스멜이 난다. 





한적한 놀이터에서 혼자 앉아 있기도 하고. 





양옆이 나무로 둘러쌓인 초록빛 골목길을 거닐어도 보고. 





아직 열지 않은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구 티켓 센터 건물을 구경하다가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구를 따라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전형적인 일본 시골 느낌이 물씬 풍기던 나오시마 마을. 







우리는 사쿠라 쇼우라는 게스트하우스에 3박을 했다. 사쿠라 쇼우는 나오시마의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리틀플럼의 자매점이다. 이곳은 나오시마의 유일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이다. 걸어서 2,3분이면 편의점에 도착. 항구도 걸어서 5분 거리. 우리가 묵었던 방은 1박에 8만엔(1인당 4만엔)이었다.

숙소 자체는 위치도 좋고 조용하고 깔끔했지만 가격대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숙소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다.    







하늘을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으니 파란 가을 하늘을 즐기기 딱 좋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예감이 좋았던 9월 30일.   



 




나오시마에 딱 하나 있는 편의점이다. 우리는 이곳에 들러서 삼각김밥, 인스턴트 된장국, 음료수 등을 샀다. 편의점 안에서는 마땅히 먹을 공간이 없어서 미야노우라 항으로 갔다.







근처 벤치에 적당히 앉아서 먹었다. 일본어를 모르니 포장지 사진만 보고 적당히 골라온 삼각김밥들은 그럭저럭 평타. 동생이 고른 파인애플, 망고맛 음료수는 너무 달았다. 원래는 생수를 사려고 했는데 2리터는 아무래도 무거울 것 같아서 1리터 차를 샀다. 








삼각김밥에 인스턴트 미소국을 먹으니 적당히 배가 불렀다. 







아침을 먹고 나니 막내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하길래 미야노우라 티켓센터 안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단돈 350엔. 아이스크림 달고 맛있는데 비쌌당... 참고로 티켓센터에서 뭘 사먹으러면 자판기에서 표를 구입해야 했다. 이것도 당연히 현금만 가능.







밥을 먹고 힘을 낸 자매는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근데 내 사진은??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땡땡이로 꾸며진 귀여운 페리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나왔다. 사실 나오시마는 당일치기로 많이 여행하는 장소다. 우리처럼 3일씩 머무르는 사람들은 없다. 







리틀플럼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하루종일 타는데 1인당 500엔. 자전거는 몹시 무거웠다. 근데 리틀플럼 말고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는 1인당 300엔에 자전거를 빌려주더라... 아나, 자전거 대여비를 비교해보고 자전거를 빌릴 것 그랬다. 나오시마에서 자전거 탈 거면 항구 근처에 있는 대여점에서 필히 빌리길. 나처럼 500엔이나 주고 무겁고 무거운 리틀플럼 자전거따위 빌리지 말고.   







나오시마는 언덕이 완만하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그냥 자전거로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아나... 자전거 초보들에겐 나오시마의 언덕은 다소 힘들었다. 동생과 나는 언덕이 나오기만 하면 자전거를 끌었고 평탄한 해안도로를 달릴 때만 자전거를 탔다. 여러분, 나오시마에서도 전동자전거를 빌려야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기분은 정말 끝내줬다. 세토내 해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만으로도 나오시마에 온 의미가 있었다. 초록빛 비에이에서 느낀 상쾌함과는 다른 청량함이라고 할까. 


원래 나오시마에 오고 싶었던 건 자연이 아니라 미술관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 미술관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만으로도 충분했다지중미술관, 베네세 아트하우스에서의 머물렀던 시간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지만 나오시마를 거닐었던 순간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소박함이 매력적인 나오시마. 그 풍경이 가끔 생각난다. 





나오시마가 고양이의 섬이라고 하는데... 정작 고양이는 많이 보지 못했다ㅠㅠ 나도 냥냥하게 냥냥할 수 있는데 고양이들은 코빼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들은 나오시마에서 고양이 사진도 많이 찍어오드만 나는... 나는...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