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6. 10:54 횡설수설

씨네큐브 짱짱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지하2층에 위치한 씨네큐브. 여러 영화관을 돌아다녔지만 씨네큐브만큼 맘에 드는 극장이 없었다. 씨네큐브가 좋은 이유는 대략 3가지로 귀결된다.
첫째, 상영 시작 전 광고가 없다. CGV 같은 멀티플렉스는 상영 시작 후 10분 간은 광고를 틀어주니 내돈 내고 광고를 보는 격이다. 채널 돌리기도 할 수 없어서 멀티플렉스를 갈 때는 아예 상영 시작 후에 상영관에 입장한다. 반면 씨네큐브는 광고 없이 정확히 상영 시간에 영화가 시작한다. 광고 없는 영화 상영이라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둘째, 관람객 수가 적다. 씨네큐브 입장에서는 안타깝겠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는 적은 관람객 수는 쾌적한 영화 관람이 보장되는 조건이다. 게다가 씨네큐브의 관람객 수준은 평균적으로 상향평준화되어 있다. 대체로 시끄럽게 우는 아이나 수다 떠는 사람이나 수시로 핸드폰을 만지는 사람이 없는 편이다. 셋째, 영화관 내에서 그 무엇도 먹을 수 없다. 입장시 테이크아웃 커피도 반입하지 못하고 오직 물만 가지고 갈 수 있다. 영화관람시 팝콘과 콜라와 나초를 벗삼는 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겠지만 나처럼 아무 것도 안 먹고 오로지 영화만 보려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이다.
이런 3가지 이유가 누군가에게는 불호의 조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극호의 조건이다. 그러니 가자, 씨네큐브로.

+ 사실 씨네큐브의 진짜 강점은 다양한 독립 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한다는데 있다. 자본논리에 의해 상업영화와 자사가 제작배급한 영화를 줄창 상영하는 멀티플렉스의 행태를 보면 씨네큐브 같은 영화관의 존재는 더없이 소중하다. 영화적 다양성이야말로 문화적 다양성, 창조성의 기반이 될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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