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 14:12 2015년/풋풋한 홋카이도
[6/27]삿포로의 밤거리를 걸어보자(feat. 오도리 공원)
< 홋카이도 구도청 앞 >
여기는 홋카이도 구도청 인근 인도. 꽃잎과 색모래로 그린 그림을 전시해놓았다. 무슨 축제기간이었던 것 같은데 여기도 정말 관광객들이 많았다. 여기서 일본인 아주머니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드렸는데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덧붙이는 말이 혹시 중국인이냐고 ㅋㅋㅋㅋㅋ 중국인 아닌뎅 아닌뎅... 내게서 대륙의 기운이 많이 느껴졌나 보다.
그 많던 관광객들이 안 보이게 사진을 찍으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던가.
< 홋카이도 구도청 >
저녁 시간이라서 구도청 안에는 들어가보지 않고 밖에서만 찍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딱 내 취향!
< 꽃 축제 중이던 삿포로 오도리 공원 >
삿포로 오도리 공원도 대로 중앙에 위치한 공원이었다. 광화문광장에 대해 세계최대의 중앙분리대라는 비판이 많은데 여기 와서 보니 오도리 공원도 뭐 광화문광장이랑 다를 바가 없더만!
< 삿포로 TV탑과 오도리 공원 >
어느덧 밤에 접어든 오도리 공원. 정면에 보이는 삿포로 TV타워는 보고 찍기만 했다. 삿포로 TV탑에서도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야경이 막 보고 싶진 않았다. 삿포로 야경은 TV탑보다는 JR 삿포로역에 있는 전망대에서 훨씬 낫다고 하니까.
< 이또한 유명한 삿포로 시계탑 >
삿포로 역 코인락커로 짐을 찾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삿포로 시계탑을 발견했다. 이걸 보려고 온 건 아닌데 우연히 마주치니 반가운 마음. 백팩을 메고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스스키노는 구경하지 않았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가 스스키노 근처에 있었는데도 거기를 가야겠단 생각이 하나도 안 들었다. 나보다 먼저 삿포로-오타루 여행을 다녀온 오빠가 스스키노는 유흥가이니 너 같은 여자 혼자서 가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에는 오빠말 지지리도 안 듣다가 그떄때만큼은 철썩같이 말을 잘 들었다. 유흥가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혼자 왔는데 갔다가 무슨 봉변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싶어서.
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는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구했다. 숙소를 예약하려고 알아봤던 시점이 여행 1주일 전이었으니 왠만한 비즈니스 호텔들은 당연히 예약이 다 차 있었다. 그렇다고 하룻밤에 20, 30만원 하는 호텔에서 잘 수는 없었다. 나는 가난한 여행자니까. 에어비앤비에서 적당한 가격(3만원 남짓 했던 것 같다.), 적당한 위치, 후기가 괜찮았던 숙소를 찾았고 거길 예약한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길찾기였다. 숙소를 찾아갈 때 길을 좀 헤맸다. 앱이 잘못된 위치로 알려줬었다. 분명 숙소가 있어야 하는 위치인데 거기에 숙소가 없었다. 영 다른 건물이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그 위치에 있던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냐고 물어봤다. 여기는 게스트 하우스가 아니라 가정집이란다. 아나, 그때부터 당황스러웠다. 이거 대략 난감. 근처에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게스트하우스의 외관과 비슷한 집을 찾아서 돌아봐도 찾질 못했다.
내가 초인종을 잘못 눌렀던 그집의 아저씨는 한참을 방황하고 있던 나를 계속 지켜봤던 모양이었다. 쓰레빠를 끌고 나와서는 어디를 찾냐고 대뜸 물어보셨다. 게스트 하우스 주소가 잘못 올라와서 숙소를 못 찾고 있다고 하면서 내가 묵을 게스트 하우스 사진을 보여주니까 하니까 바로 알아보고 찾아주셨다. 혼또니 아리가토고자이마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던 히로유키 씨와 스태프인 프랑스인 청년은 친절했다. 게스트하우스 시설은 깔끔했다. 무엇보다 내게 1인실을 줘서 좋았고. 캐리어에 차곡차곡 짐을 정리하고 따끈한 물로 샤워를 하고 폭신한 이불이 깔린 침대에 누워있으니 내일이면 나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실감났다. 3박 4일은 참 짧구나. 카드가 고장난 줄 알아서 멘붕에 빠졌던 첫 날, 자전거도 못 타는 게 자전거 타고 비에이 누벼보겠다고 깝치다가 논두렁에 아이폰을 빠뜨려서 패닉에 빠질 뻔한 둘째날, 추위에 덜덜 떨고 기껏 맛있게 먹은 걸 소화하지 못해고 토해냈던 셋째날. 큰 사고는 없었지만 나름의 굴곡이 있던 여행이었다. 여행 마지막 날인 내일은 편했으면 좋겠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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