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오타루 귀빈관을 구경하고 나서 본래의 목적지인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를 향해 걸어갔다. 







오타루 귀빈관에서 걸어내려가는 길은 한산했다. 자동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그런 한적함을 맘껏 즐기며 내려오니...







슈쿠츠 바닷가에는 까마귀가 드글드글했다. 오타루 귀빈관에서 흐릿한 날씨는 운치를 더해주는 요소였지만 이 바닷가에서는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요소였다. 나 말고는 아무도 다니지 없는 이곳이 무섭게 느껴졌다.  







이렇게 보면 또 슈쿠츠 바닷가는 평화로운데 저 까마귀 떼들은 보면 무섭단 말이지...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와 오타루 수족관을 알리는 표지판. 표지판을 따라서 쭉쭉 올라가본다. 오타루 수족관은 휴관일인데다가 어차피 운영시간이 끝났으니 나와는 인연이 없다. 미련 없이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로 고고싱.







아무리 봐도 이 놀이공원은 운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곳은 슈쿠츠의 세기말스러운 분위기를 뿜뿜하는 주역이었다. 이 분위기를 견디면서 나름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올라갔다.







한 10분 걸어올라갔을까, 슈쿠츠 해안의 모습이 펼쳐졌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했다면 더 멋진 풍경이었을텐데, 역시나 아쉽다. 







사진 보정용으로만 쓰는 인스타그램의 필터를 이용해서 슈쿠츠의 모습을 담았다.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에서는 나 말고 딱 한 팀 있었다. 전망대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묵는 중국인 가족이었는데 서로 막 찍어주는 모습을 보니 혼자 여행온 설움이 밀려왔다. 나도, 나도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필요해ㅠㅠ







그래도 이왕 혼자 여행 왔으니 시간의 구애 없이 찍고 싶은 사진을 맘껏 찍어보기로 했다. 당시에는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을 잘 쓰지 못할 때라서 슈쿠츠의 경관을 파노라마로 담아오지 못했다. 다음에 가면 꼭 담아올테다.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를 알리는 표지판. 홀로 셀카봉을 들고 셀카라도 찍었다.나라도 나를 찍어야 하지 않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아는 한문이 적으니 비석의 의미를 알리가 없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동안 한문을 배웠지만 복습을 안 하니 다 까먹었다. 한문과 일본어를 알았으면 여행을 할 때 고생도 덜했겠지만 모르면 모르는대로 고생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 텐구야마 전망대를 가기 위해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를 떠나야 할 시간. 솔직히 멋진 장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볼 만 하다는 게 총평?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에서 내려가다가 길을 잘못 들었는데 알고 보니 진입 금지 구역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딱... 







해질 무렵에 붉게 물든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를 보고 싶은 건 나의 희망사항이었을 뿐... 적당히 해질 무렵의 시간을 맞춰 갔지만 현실은 흐린 날씨의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였다. 서울은 흐림도 아니고 오타루는 흐림이라니ㅠ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은 걸 감사히 생각했다.  







텐구야마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 오타루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야할 시간. 





* 오타루 슈쿠츠 파노라마 전망대(小樽祝津パノラマ展望台)



주소 : 祝津潮騒 北海道小樽市祝津3丁目, 日本





https://www.google.co.kr/maps/place/%E5%B0%8F%E6%A8%BD%E7%A5%9D%E6%B4%A5%E3%83%91%E3%83%8E%E3%83%A9%E3%83%9E%E5%B1%95%E6%9C%9B%E5%8F%B0/@43.2365164,141.0082559,675m/data=!3m1!1e3!4m6!1m3!3m2!1s0x5f0b1e1da9162557:0x826dcb97e3daa8c7!2z6Z2S5bGx5Yil6YK4!3m1!1s0x0000000000000000:0xc8f7d77009698769!6m1!1e1?hl=ko






Posted by bonbontorrent





어쩌다보니 가게 된 오타루 귀빈관. 이런 장소가 있는 줄도 몰랐다. 우연히 얻어걸린 장소치곤 제법 괜찮았다. 




*



이날은 슈쿠쓰 파노라마 전망대와 텐구야마 전망대 두 곳을 가려 했다. 슈쿠쓰와 텐구야마 둘다 버스를 이용해서 가야했기 때문에 1일 승차권을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사카이마치도리 구경을 마치고 1일 승차권을 구입하러 오타루역 앞 버스터미널 매표소로 걸어갔다.





 


오타루 1일 버스 승차권 가격은 성인 750엔, 어린이 380엔. 버스 승차권을 사려고 매표소에 갔을 때가 오후 4시 45분, 50분이었다. 버스 매표소에 있는 참하고 어여쁜 언니가 1일 승차권을 타고 돌아다니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지 1일 승차권을 사도 괜찮겠냐고 계속 물어봤다. 그래서 슈쿠쓰 파노라마 전망대랑 텐구야마 전망대 간다고 하니까 그 언니야가 그제서야 표를 팔았다. 참고로 오타루 버스 1일 승차권은 현금으로만 구입 가능한 듯. 

 






버스표 파는 언니가 동전으로 일일히 년, 월, 시를 긁어주셨다. 그 친절함은 정말 고마운데... 당시 슈쿠쓰행 3번 플랫폼에 버스가 들어와 있어서 그 사이에 버스가 출발하면 어쩌지 하면서 조마조마했었다. 어쨌든 무사히 슈쿠쓰행 버스를 타고 출발!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한적한 어촌 마을의 풍경을 구경했었다. 그러다 버스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렸다. 버스가 섰길래 덩달아 내렸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슈쿠쓰도 가야하지만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오타루 귀빈관에 이르렀다.








이날 날씨는 구름낀 흐릿한 날씨였다. 비가 올 듯 말 듯 미묘한 날씨랄까. 여행을 하기엔 적절한 날씨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타루 귀빈관의 고즈넉함을 즐기기엔 적절한 날씨였다. 이곳의 정원에는 오직 나뿐이었다. 관광객들로 가득했던 사카이마치도리에서 새소리만 들려오는 이곳에 있으니 마음이 편안했다. 오타루로 여행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저기 불 켜진 오타루 귀빈관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냈다. 귀빈관 관람료가 1080엔이라서 그런 것도 있고 음료를 판다고 해도 그 가격이 비쌀 것 같아서 들어갈 엄두를 못 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귀빈관 관람은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귀빈관 관람과 점심 패키지, 저녁 패키지 이런 상품들도 있는데 이런 운치 있는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분명 근사한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오타루 귀빈관 건물 안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서 멀찍이서 사진만 찍었다. 정원 자체는 넓지 않고 아담했다. 잘 다듬어진 나무와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기만 해도 정화되는 듯 했다. 마트에 가서 가지런히 진열이 잘 된 물건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나에게는 상성이 잘 맞는 공간이었던 셈이었다. 







이런 문짝은 왜 찍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짝을 열어젖힐 용기가 없었으니 이런 거나 찍었겠지, 뭐. 





정원에 핀 꽃들이 많지 않아서 시무룩... 7, 8월에 왔으면 수국이라도 잔뜩 봤을 텐데. 소나무와 소나무와 소나무를 열심히 보고 왔다. 






건물 외관만 찍고 온 게 조금 아쉽기는 했다. 특히 오타루 귀빈관 홈페이지에서 내부 풍경을 보고 나서 이런 아쉬움이 더해졌다. 귀빈관 실내는 아래 링크한 오타루 귀빈관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http://www.otaru-kihinkan.jp/aoyama/index2.html







오타루 귀빈관은 옛날 아오야마 별저(青山別邸)이라고 불렸다. 이 별장을 소유했던 아오야마 가문은 메이지, 다이쇼 시대에 청어 잡이로 부를 많이 쌓았다고 한다. 오타루 귀빈관은 아오야마 가문의 딸 마사에(政恵)가 야마가타 현 사카타시에 있는 혼마 저택를 보고 나서 지어지게 된 별장이라고 한다. 이곳을 짓는 데만 6년 반이 걸렸다고 한다. 오타루 귀빈관은 어디서 멋진 건물을 본 금수저 딸내미가 나도 저 건물 갖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진 건물인 셈이다. 마사에찡, 부럽부럽.







현재 오타루 귀빈관, 구 아오야마 별저는 2010년 국가등록 유형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오타루 귀빈관 앞에 붙은 설명 표지판. 일본어를 읽을 줄 몰라도 사진만 봐도 오타루 귀빈관의 사계절에 관한 것이란 걸 충분히 알 수 있다.







오타루 귀빈관 자체가 야트막한 숲속(?)에 위치해있어서 뭔가 비밀 퀘스트를 알게 된 느낌이었다. 이 퀘스트를 알고 가게 되어서 다행... 







귀빈관 입구. 귀빈관의 운영 시간은 4월~12월에는 9시부터 17시까지, 1월~3월에는 9시부터 16시까지였다. 내가 귀빈관 정원을 둘러본 시간은 못해도 17시를 넘어선 시간이었다. 당시에는 운영시간이 지났다는 것도 몰랐다. 여행 다녀와서 오타루 귀빈관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뒤늦게 운영시간의 존재를 알았다. 운영시간을 알았으면 아예 들어가보지도 않았을 거다.






고요한 가운데 새 울음소리가 들려오던 그날의 오타루 귀빈관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화려한 건물도 아니었고, 웅장한 규모의 정원도 아니었고, 풍경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울림이 있었다. 감동이 있었다. 그저 호젓했을 뿐인데 뭐가 그리 좋았던 걸까. 언제 다시 이곳에 갈 수 있을까. 그때는 어떤 풍경과 생각을 담고 오게 될까.





*



- 오타루 귀빈관 주소


3 Chome-63 Shukutsu,Otaru, Hokkaido Prefecture 047-0047,JAPAN



https://www.google.co.kr/maps/place/%E9%9D%92%E5%B1%B1%E5%88%A5%E9%82%B8/@43.2319535,141.0062577,675m/data=!3m1!1e3!4m2!3m1!1s0x5f0b1e1da9162557:0x826dcb97e3daa8c7!6m1!1e1?hl=ko







Posted by bonbontorrent





배터지게 스페셜난지루초밥세트와 연어알회덮밥을 먹었겠다. 여유롭게 사카이마치도리를 걸어보기로 했다.







오타루 로만칸. 유리공예품과 와인제품을 판다는데 나는 둘다 관심이 없어서 패스. 작년에 친구들과 훗카이도 여행을 갔다가 유리공예품 쇼핑에 미친 친구들 덕분에 이틀을 허비했다고 울분을 토해내던 울 오빠가 생각났다. 







공방은 가게 안도 들어가지 않고 패스! 










사카이마치도리는 온갖 기념품을 파는 전형적인 관광지였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지만 내 지갑을 열게 할 만큼 뽐뿌가 오는 건 딱히 없었다. 물론 이곳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쇼핑하기 좋아보였다. 






관광기념품을 파는 가게는 아니지만 뭔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찍었다. 




당시 나는 왜 디저트를 사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ㅠㅠ 가게 입구에서 하던 시식마저도 마다했다. 오타루에서 디저트를 먹지 않은 건 진짜 후회스럽다ㅜㅜ











이곳은 오타루 오르골당 내부. 귀엽지만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물건들을 판다. 예전의 나였다면 쓸어담아왔겠지만 백팩 하나만 달랑 메고 온지라 짐을 늘릴 수 없었다. 















귀여운 냥이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더는 잡동사니를 늘릴 수가 없어서 사진으로 담아왔다.







냥덕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소. 





고양이는 언제나 옳다!! 












얘랑 당당하게 셀카를 찍었는데 그걸 본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 웃더라 ㅋㅋㅋㅋㅋ 






오타루 카페 키타이치 홀.

 






오타루 키타이치홀 분위기는 정말 고풍스러웠다. 나중에 오타루 여행을 오면 여기서 파르페 하나 땡기고 싶을 정도로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167개의 석유램프가 켜진 곳이라서 그런가. ㅋㅋㅋ 점원분께 양해를 구한 뒤 사진 몇 장만 간단히 찍고 나왔다. 플래쉬만 안 터트리면 사진 찍는 건 OK.












오타루 운하 근처에 있던 가게. 오래된 벽돌 건물을 뒤덮은 초록색 담쟁이와 한켠에 피어난 붉은 장미가 정말 멋스러웠다. 



사카이마치도리에서는 그냥 기록사진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여기 저기를 찍었기 때문에 건진 게 없다. 오타루 사카이마치도리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대충 이러하다. 1. 전형적인 관광지이긴 해도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오타루의 분위기를 느끼는 게 괜찮았다. 2. 내가 맥주를 마셨더라면 그 유명한 오타루 맥주를 마셨겠지. 3. 다음에 올 때 이곳의 디저트집들을 순례하리라. 4. 다소 넓은 가로수길, 삼청동에 비하면 사카이마치도리는 정말 걸어다니기 편하다. 5.오래된 석조 창고를 잘 활용한 가게들이 꽤나 인상적이다. 오래된 건축물을 그저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낸 오타루의 사례를 우리나라의 개항기 항구 도시에 적용할 수 있을려나. 오타루를 걸으면서 문득 군산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암튼 오타루 운하는 저녁에 와서 야경을 보기로 하고 숙소에 체크인을 하러 갔다.    



Posted by bonbontorrent





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를 들리지 않고 오타루로 곧장 갔던 이유는 별 거 없다. 굳이 꼽자면 근현대 시기의 건물이 잘 보존된 항구 도시라는 정도? 오래된 건물들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이를 잘 보존하고 활용해서 좋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곳이 소도시라서 시내 어디든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치토세 공항에서 오타루로 가는 티켓값은 무려 1780엔. 치토세 공항에서 오타루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졌다.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음식, 소비재 같은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싸다고 느껴졌지만 교통비만은 절대적으로 예외였다. 어쨌든 티켓을 끊고 오타루로 출발!




 



오타루로 가는 열차를 탈 때는 오른쪽에 앉아야 바다를 보면서 갈 수 있다. 마침 날도 흐렸고 그때는 딱히 풍경을 찍을 생각이 없어서 오타루로 가는 열차 안에서는 이 사진 한 장만 찍었다. 처음 떠나는 일본여행이기도 하고 혼자 여행을 온 건 정말 오랜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오타루 역사를 밝히고 있던 등을 둘러보니 새삼 오타루 역사에 제법 담긴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예스러운 등의 디테일은 근현대 느낌이 폴폴. 오래된 역사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역사 곳곳을 밝히던 유리등도 좋았다. 







오타루 역 출구에서 나오면 이 거리가 나온다. 아래로 쭉 내려가면 오타루 운하, 사카이 마치도리, 스시야도리가 나온다. 인터넷에서 오타루 관광지도를 찾아보고 관광센터에서 안내지도를 집어왔지만 정작 돌아다닐 때는 지도는 보지 않고 무작정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녔다. 그래서 나중에 비에이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닐 때 유명한 스팟들을 제대로 가지 못하는 대참사가 발생(...)
























오타루 시내 골목을 걸어다니면서 건물, 상점 간판, 거리 분위기의 조합에 감탄했다. 각 상점의 고유한 개성이 살아 있으면서도 통일성이 느껴졌다. 분명 오래된 건물들인데도 결코 노후화되었거나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통이 있으되 현대적인 감각도 존재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오타루 거리를 걸으면서 자기주장이 과한 서울의 상점 건물과 간판은 어쩐지 아쉬웠다.



사카이 마치도리를 가기 전에 배가 고프니 점심을 먹으러 갔다. 뭔가 스시집들이 줄줄이 서있는 거리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스시야도리였다. 각종 카드사 로고 스티커가 붙어있는 한 스시집에 들어갔다.그곳은 알고 보니 유서 깊은 스시집이었다. 근데 이름을 모르겠다. 히라가나도 겨우 몇 자 아는 수준이라서 가게 이름을 읽을 수 없었다ㅠㅠ  






'오야코덮밥'이라는 타이틀을 단 무시무시한 연어회알덮밥이다. 양은 좀 적었지만 매우 맛났다. 연어알은 탱글탱글 신선했고 연어회는 두툼하게 썰어진데다가 감칠맛이 어마어마했다. 나처럼 애슐리에서 다섯 접시는 가득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은 이 오야코덮밥 양이 적게 느껴질 수 있다. 보통 여성분들에게는 오야코덮밥 한 그릇이 딱 적정한 양일지도. 





오야코덮밥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스페셜초밥을 시켰다. 내가 연어알회덮밥을 시키고 스페셜 초밥도 시키니까 그걸 다 먹을 수 있겠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셨다. 그래서 다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온 스페셜 초밥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사진을 정말 못 찍었다. 실제로 보면 진짜 맛있어 보인다. 실제로 맛있었다. 역시 신선함이 남다르다. 방사능 때문에 스시 먹지 말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오타루에 왔으면 스시는 먹어야할 것 같았다. 






성게알도 참 맛있었당...





초밥을 맛있게 먹긴 했지만 와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있어서 매웠다. 한 입 먹고 매워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먹길 반복했다. 참, 여기 미소된장국이 참 맛있었고 식전에 나온 따뜻한 녹차도 맘에 들었다. 






새우꼬리를 이렇게 접어놓은 모양이 독특해서 찍어봤다. 새우 역시도 맛남.  







이렇게 도합 5076엔 어치의 연어회알덮밥과 스페셜 초밥을 해치웠다.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이곳에서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사카이마치도리를 걸으면서 오타루의 유명한 디저트집을 가 볼 생각이 아예 들지 않았다. 오타루의 디저트집 순례를 하지 않은 게 뒤늦게 후회되긴 했다. 아, 르타오의 치즈케이크를 먹고 왔어야 했다. 신세계 센트럴 점에 르타오가 입점했지만 오타루에서 먹는 거랑 서울에서 먹는 거랑은 분명 다르니까. 



암튼 소화도 시킬 겸 사카이마치도리로 걸어갔다.  



+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에서 이날의 오야코덮밥과 스페셜난지루초밥세트는 최후의 만찬이었다. 이날 이후로 3박 4일동안 뭘 제대로 먹지 못했다. 뭘 먹고 체해서 토하고 하루종일 땡볕에서 돌아다니느라 뭘 못 먹다가 갑자기 뭘 먹으니 또 토하고... 그래서 한 3킬로가 빠졌다. 역시 고생은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이다.(근데 도로 원상복귀 된 건 안 자랑ㅠㅠㅠㅠ)





  







Posted by bonbontorrent


#. 충동구매 말고 충동여행 



누구나 다 찍는 비행기티켓&여권 사진 >



처음 떠나는 일본여행, 어느 곳을 갈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훗카이도였다. 정말 충동적으로 떠났다. 6월 20일 토요일 비행기 티켓을 끊고 숙소를 예약하고 6월 25일 목요일 비행기를 타고 삿포로/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3박 4일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고생하면서 6월 28일 일요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홋카이도를 갈 생각이 없었다. 9월 말 동생 망구와 함께 갈 일본여행을 계획하면서 겸사겸사 일본여행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가 홋카이도에 꽂혔다작년 여름 친구들과 함께 삿포로/오타루 여행을 다녀온 용용오빠의 추천도 있었고 비에이, 후라노 일대의 풍경 사진이 날 사로잡았다. 윈도우 배경화면스러운 저 풍경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리고 올해 이 때가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기다리나 싶어서 덜컥 사고를 쳤다. 





<비행기가 출발하길 기다리면서>



6월 25일 목요일 아침 8시 2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진에어 LJ213편은 삿포로/치토세 공항에 11시 도착예정이었다. 스파온에어에서 6시쯤에 나와서 진에어 창구에서 비행기 티켓을 발권했다. 짐은 백팩 하나만 메고 가서 수하물 부칠 게 없었다. 출국수속고 면세점 구경 잠깐 하다보니 탑승하러 가야 하는 시간이었다. 131번 게이트는 셔틀트레인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셔틀트레인 승차장을 가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한 걸음만 잘못 내딛으면 극락에 다다를 것 같은 높이라서 심장이 벌렁벌렁했다. 셔틀트레인을 무난하게 타고 내린 뒤 쭉쭉 걸어가서 끝에 있는 131번 게이트에 도착했다. 배가 고픈 것도 있고 아침 기내식은 어쩐지 부실하게 나올 것 같아서 근처 빠바에서 토스트를 사먹었다. 공항에 입점되어서 그런지 가격이 비쌌다. 여기 빠바에서는 주먹밥을 팔고 있어서 신기했다. 토스트를 먹으면서 탑승을 기다리는데 주변을 둘러봤는데 가족단위 승객들도 많았고 단체로 골프관광을 가는 분들도 많았다.    






< 비행기를 탈 때마다 엄청나게 찍는 흔한 하늘 사진 >



비상시 대처방법을 시연하는 승무원들을 보면서 내가 탄 비행기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불상사는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슬그머니 했다. 뭐, 제주도를 갈 때도 이런 걱정을 사서 한다.  







날이 흐려서인지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었다. 







출입국기록카드와 휴대품별송품신고서는 받자마자 서둘러 작성했다. 이런 건 후딱 해치우고 하늘이나 주구창창 보고 싶었다. 이름, 생년월일, 국적, 직업 여권번호, 방문목적, 비행기편명 등등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기운이 빠진다. 내 신상명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를 돌아보게 되니 그렇다.








< 진에어 기내식 패키지 >



진에어 기내식은 어떤 맛일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개봉해보니...







< 어서와, 진에어 기내식은 처음이지? >



초밥, 모닝롤과 딸기잼, 바나나가 나왔다. 기대는 안했지만 그저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다. 저가항공에 뭘 기대해서는 아니지만 저 초밥은 안에 고명따위 없었다. 초, 밥, 검은 깨만 들어간 말 그대로 초+밥이다. 으으. 모닝롤이 그나마 먹을만 했다. 바나나는 안 먹고 내버려두다가 다음 날 아침 버려야만 했다. 



































하늘 좀 보고 선잠도 자다 보니 어느덧 2시간 40분의 비행이 끝났다.







6월 25일 아침 11시, 삿포로/치토세공항의 날씨는 비 온 후 흐림이었다. 이때는 내가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 약간의 초조함을 안고 있었던 때였다. 내가 어떤 고생을 할지 알지 못한 채 ㅋ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bonbontorrent


#. 인천공항 스파온에어에서 하룻밤 




(사진은 스파온에어와 상관없는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진)



6월 24일 목요일 밤, 인천국제공항 스파온에어에서 자야만 했다. 다음 날 아침 8시 2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삿포로/치토세행 진에어를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국제선 탑승하려면 출발시간으로부터 2시간 이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대중교통편으로 성신여대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6시 20분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스파온에어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다음 날 아침 바로 출국하러 가기로 했다. 공항철도에서 스파온에어까지 찾아가는데 도보로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인천공항이 워낙 넓어서 그런 것도 있고 스파온에어가 여객터미널 동쪽 끝에 위치해있어서 꽤 걸어야 했다.  


스파온에어 이용가격은 2만원이었다. 일반 찜질방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지만 성신여대에서 인천공항까지 오는 예상택시비 5~6만원보다는 훨씬 쌌다. 입장할 때 수건 두 개와 찜질복 하나는 무료로 제공하는데 담요는 2000원을 주고 별도로 사야해서 안 샀다. 캐리어는 무료로 입구 앞에서 따로 보관해준다. 당시 나는 3박4일 일정에 백팩 하나만 달랑 있어서 그냥 보고만 지나갔지만.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스파온에어 1인용 수면실에 자리가 있나 해서 전화를 해보니 내부 리모델링 공사중이라서 현재 1인실은 이용이 불가능하단다.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실제로 가보니 1인용 수면실 구역은 내부 공사중이라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더라.


스파온에어의 규모는 정말 정말 아담했지만 시설은 깨끗하고 고급스러웠다. 입장할 당시(오후 11시 정도)에는 조용했지만 새벽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오면서 조금 시끄러워지긴 했지만 참을만한 수준이었다.  


공항 이용객들을 위한 공간이라서 락카도 굉장히 컸다. 락카 한 칸 높이가 2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락카 내부 공간이 나름 세분화되어 있어서 개인소지품과 옷가지를 정리하기 편했다. 나처럼 단촐한 백팩만 들고 온 사람들은 이 락카공간만으로도 충분한 듯 했다. 어쨌든 락카에 룰루랄라 짐정리를 하고 나서 씻으러 갔다. 


욕탕 입구에서 왼편으로는 개인샤워부스, 오른편으로는 습식사우나와 건식사우나, 정면에는 1인용 화장실, 그 너머로 냉온탕이 있었다. 개인샤워부스에는 샴푸, 바디클렌저 디스펜서가 설치되어서 그걸 눌러서 쓰면 됐다. 치약은 욕탕 근처 가운데 돌(?) 위에 있는 통에 들어있었다. 참고로 클렌징폼, 칫솔, 샤워타올은 따로 없으니 챙겨와야 한다. 



정갈하게 샤워를 마치고 욕탕에 들어갔다. 은은한 옥색타일은 자개느낌이 물씬 났는데 내가 갔던 목욕탕들과도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오오, 이것이 2만원짜리 찜찔방 수준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욕탕 인테리어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비록 사이즈는 매우 매우 아담했지만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이용객은 나 아님 다른 한 두 사람 정도가 전부였다. 원래는 30분 정도만 목욕을 할 요량이었는데 거의 2시간 가까이 욕탕에 머물렀던 것 같다.물론 냉온탕을 번갈아 몸을 담그면서 욕탕 왼편에 있는 개인용 나무평상에 누워서 멍도 때리다가 습식사우나나 건식사우나도 왔다갔다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다음 날 잘 돌아다닐 것 같아서 얼른 씻고 나왔다. 여기는 드라이기 사용이 무료였다 ^^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화장대 앞에 앉았는데 비치된 스킨로션은 무려 라끄베르! 바디로션도 바세린 데일리 모이스쳐 로션!! 보통 목욕탕에 비치해두는 스킨로션이 알지 못하는 브랜드인 걸 감안하면 참 여기는 비싼 이용료값 한다 싶었다. 게다가 면봉 외에도 화장솜도 있어서 화장 지우기 좋아보였다. 


머리도 다 말렸겠다, 화장품도 촵촵 발랐겠다, 공용수면실에 들어갔다. 흔한 찜질방 깔개와 네모 베개가 있었는데 명당인 콘센트 자리는 이미 임자가 있었다. 그래서 그냥 구석자리에 깔개를 펴고 누웠다. 처음에는 에어컨 바람이 솔솔 나오는 게 시원해서 좋았는데 나중에는 추워서 찜질복 위에 겉옷을 입고 잤다. 역시 사람들이 담요를 사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암튼 한 4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출국하러 고고. 시설도 쾌적했고 나름 조용해서 맘에 들었다. 다음에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게 된다면 또 이용해야겠다. 



+ 이거 쓰느라고 스파온에어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는데 7월 9일부터 7월 19일까지 리뉴얼 기간이라서 영업을 안 한단다. 스파온에어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Posted by bonbontorrent
이전버튼 1 2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bonbontorrent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5.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