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간카게이, 그리고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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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날 토노쇼항 오키도 호텔에서 머물렀다.



토노쇼항(土庄港)에서 간카케이를 가려면

남행 후쿠다선(南廻り福田線) 하행 방면 버스를 타고

쿠사카베항(草壁港) 정류장에서 내려서

신현선(神懸線)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코웅테이(紅雲亭)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 시간표 및 노선은 쇼도시마 올리브버스 홈페이지를 참고.

http://www.shodoshima-olive-bus.com/dia.html 









원래는 토노쇼항에서 아침 8시 15분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호텔 조식도 먹고 여유도 부리다가 늦게 나왔다. 

아침 10시 10분에 토노쇼항에서 후쿠다선 하행 버스를 타고

10시 38분에 쿠사카베항에서 내렸다.

10시 50분에 코웅테이행 버스를 타고 11시 3분쯤,

종점 코웅테이, 간카케이 로프웨이 입구에 도착했다. 


 







원래는 간카케이 등산로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막내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로프웨이 왕복권을 구입해야 했다.

2015년 10월 기준 간카케이 로프웨이 왕복권 가격은 1인당 1220엔,

로프웨이 배차간격(?)은 12분 정도. 


간카케이 관련 최신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될 듯.

http://www.kankakei.co.jp/index.html

   









간카케이 로프웨이 안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이게 은근 중독적이었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마성의 브금...








간카케이는 일본 3대 계곡 중 하나로 

단풍이 그렇게 아름다운 협곡이란다.



10월 초순의 간카케이는 여전히 짙은 푸르름이 압도적이었지만,

 구석구석 노릇노릇한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다.



지금 봐도 이렇게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붉은 단풍이 제철인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에 오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질까.













곳곳에 솟아난 기암괴석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드디어 간카케이 전망대 도착! 









간카케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세토내해도 아름답지만,

간카케이의 산세도 인상적이었다. 

 








간카케이 전망대 앞에서 어느 일본인 노부부를 찍어드렸다.

금슬이 좋아보이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니 내 마음도 훈훈했다.

인상 좋던 그 할아버지는 우리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큰 머리와 짧은 몸뚱아리라는 신체적 단점이 부각된,

심지어 눈을 감은 그 찰나의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

할아버지의 손가락이 사진의 조연으로 친절하게 출연한,  

극사실적인 사진을 찍어주셨다.



막내는 키도 크고 팔다리가 가늘어서 괜찮지만

호빗인 나는 그게 아니무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여행의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즐거웠다. 









전망대 앞에서 티없이 환하게 웃고 있는 막내는

이날 우리가 얼마나 많이 걷고 걸을지 몰랐겠지.

그건 나도 몰랐어. 









키가 작아서 발꿈치를 들어야 했던 간카케이 인증샷.









세토내해의 미려한 풍광과 

간카케이의 웅장한 산세를 보니

행복이 마구마구 밀려왔다. 



전망대에서 한번 슥 보고 내려오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사실 이번 쇼도시마 여행에

간카케이에서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까지 

걸어가는 일정이 포함되어있었다. 



여행 오기 전에 구글 지도로 검색해보니 

거리가 6킬로길래 이정도면 걸어가기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간카케이 전망대 부근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방면으로 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졌다.



아니, 사람들이 없었다...

걷는 사람은 오직 우리 둘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먼 길을 불평불만 없이 걸어준 막내에게 감사할 따름.










당시에는 사람들이 없는 이 길을 걸어가는 게 

무섭게 느껴지기 보다는 한산해서 좋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게 위험한 행동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그것도 인적이 드문 산길과 도로를 걸어다니는 건

사실 굉장히, 굉장히 무모한 행동이다.



일본이 아무리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해도

불상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으니까 주의해야한다.

요근래 한국에서 일어난 등산로 살인 사건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건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제인 거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간카케이와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풍경을 

무탈하게 잘 보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어쨌든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까지 걸어가는 내내, 

이런 광경을 쉴새없이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우리가 걸었던 도로는 대략 이랬다. 

사람은 당연히 없고 차들도 정말 드물게 다녔다. 










쇼도시마에 야생 원숭이가 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표지판까지 친절하게 있을 줄은 몰랐다.

한국으로 치면 야생동물 출현주의 표지판 정도 되려나.










도보여행의 좋은 점은 차로는 그저 지나쳐버렸을,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천천히 걸으면서 풍경을 온전히 내안에 담는다는 것,

정말이지 근사한 경험이다. 

직접 걸어봐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다. 











파노라마로 담아보려 해도 담기 불가능한 감동.










그렇게 걸어가다 야생의 원숭이를 만났다.

사람들 봐도 놀라지 않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자기 할 일 하기 바쁘고 닝겐따위 아웃오브안중.











이렇게 지척에서 사진을 찍어도 관심을 1도 주지 않는다.











막내랑 나랑 원숭이들의 털이 너무 부드럽고 고와 보인다고 난리를 떨었다.

막내 왈 "쟤들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잖아. 그러니까 털이 부드럽지."




그렇다. 

사회생활의 모진 풍파를 겪는 우리가

스트레스로 인해 푸석푸석한 피부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소싯적 나도 꿀피부를 자랑했건만... 

사춘기 시절에도 여드름 잘 나지 않는 좋은 피부였건만...

지금은... 망했당...









야생의 원숭이들과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걸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 



후후후.

걸어가는 길은 멀지만 이런 잔재미가 있어서 걷는 보람이 있다.











막내의 우월한 뒷태를 감상하며 걸어보자.



부모님은 왜 막내에게 저런 기럭지 유전자를 주셨던 걸까.

나는 왜 아빠의 큰 머리와 엄마의 작은 키를 물려받게 된 걸까.   










슬슬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과 시호자시 전망대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참고로 쵸시케이는 쇼도시마 원숭이들이 많이 있는 관광지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과 시호자시 전망대가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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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일단 1시간 30분을 걸어왔으니 조금만 쉬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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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이 360도 펼쳐지면 걸어온 보람이 차고 넘치잖아...♡











암, 이런 게 바로 호연지기지.











살아있음이 감사하게 느껴지던 순간.



















이건 정말 실제로 봐야 한다. 

직접 보면 쩐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거대한 석판 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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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은 인생 사진을 건지기 최적의 장소다. 


































평범한 검정티에 청바지 하나 입었을 뿐인데 모델핏이라니...

세상은 불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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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막내가 찍어준 나는...













막내야...

수평은 좀 맞춰서 찍어주지 그랬어...

너 나한테 불만있음 말로 하지,

사진으로 이러기야 ㅠㅠ

같은 아이폰유저끼리 왜 이래...










그래도 나름 인생사진 찍어줘서 고마워, 막내야.



















서로를 예쁘게 찍어주는 재주를 없는 자매가 와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그곳의 이름은,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누누이 말하지만,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360도 전망은 직접 봐야 한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에서 사진도 실컷 찍었겠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시호자시 전망대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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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책로를 따라서 좀만 걸어가면 된다.










이곳이 시호자시 전망대.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시호자시 전망대를 오르면서 

여기가 무너질까봐 무서웠다.



오죽 했으면 막내가 그만 좀 부들부들 떨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시호자시 전망대에 보는 뷰도 끝내준다. 이야앙.











시호자시 전망대는 이름 그대로

밤하늘의 별을 보기에 정말 좋은 전망대일 듯.









 

안녕, 시호자시 전망대.










잘 있어,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이제 다시 간카케이 전망대로 돌아갈 시간.



막내는 돌아갈 길이 막막한지

생기 넘치던 아까와 달리 지쳐보였다.

솔직히 나도 돌아갈 일을 생각하면 깝깝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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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보우하사.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터덜터덜 지친 기색으로 걸어가는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어느 친절한 일본인 아저씨께서 우릴 간카케이까지 태워주셨다. 올레!

토노쇼 항까지 데려다주신다는 걸 간신히 말렸다.



그저 우리를 지나쳐 갈 수도 있었지만 

차에 타라고 머저 권해주신 그의 친절함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간카케이로 가는 아저씨의 차 안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온 "혼또니 아리가또고자이마스"를 열번은 외쳤다.



지금도 정말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










간카케이에 돌아온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 20분.

많이 걸었으니 체력소모가 극심했고 열량섭취가 시급했다. 















평범한 우동맛이다. 추천하지 않지만 한끼 떼우기 적당한 그런?  










간카케이에서의 마무리는 올리브 아이스크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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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셀고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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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일 쇼도시마 간카케이


Posted by bonbontorrent





쇼도시마 도노쇼항에 도착.



쇼도시마 페리터미널 안에 위치한 올리브버스 사무실에서 2일권 버스티켓을 샀다.



작년 10월 기준 2일권 가격은 2,500엔인데 지금은 가격변동이 생겼을지도?

쇼도시마를 돌아다닐 거면 1일권 내지, 2일권 구입을 강추하는데,

쇼도시마는 제주도만큼 큰 섬이기도 하고 볼 거리도 많은 섬이라서 그렇다.

여러 곳을 둘러볼 거라면 버스 탈 때마다 요금을 지불하는 것보다 

올리브패스를 사는 게 훨씬 싸고 편리하다.   

 


참고로 쇼도시마는 제주도 버스만큼 배차간격이 길다. 

버스를 한번 놓치면 30분, 1시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쇼도시마에서 버스를 타고 여행할 거면 

올리브버스 홈페이지(http://www.shodoshima-olive-bus.com/dia.html)에서

버스 노선표와 시간표를 잘 참고해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그리고 쇼도시마는 시골이라서 버스가 일찍 끊기니까 

 떠있을 때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도노쇼항에서 올리브공원까지 한방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걸 탔다.

한 20분 정도 한적한 어촌마을의 풍경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올리브공원에 도착했다.









올리브공원의 입장료는 없다. 아싸, 이득.  

올리브 공원은 바다가 잘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해있다.

경사가 심한 편이 아니라서 쉬엄쉬엄 걷기 좋다.  









올리브 공원 안내지도. 이런 건 증거용 ^^









이곳에 그리스 주화 형상의 조형물이 있는 이유는 

쇼도시마가 그리스 밀로스 섬과 자매결연을 맺어서 그렇다.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적어서 이런저런 엉뚱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막내의 우월한 기럭지에 비하면 한없이 딴또 같은 나의 짤막한 몸뚱이...

 








화려하거나 웅장하거나 멋진 비경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소박한 바다 풍경이 정감 넘쳤던 쇼도시마 올리브 공원.









쇼도시마는 일본에서 제일 처음 올리브를 키운 지역이다. 

연중 온화한 기후라서 그런지 올리브가 참 잘 자란단다.

그래서 올리브는 이 지역의 특산물이자 상징이다.

쇼도시마 어딜 가도 올리브 제품을 팔고 있는데

당시에는 뽐뿌가 오지 않아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그렇지만 쇼도시마 올리브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줘야했다!

평소에는 아이스크림을 찾는 편이 아닌데

여행지에 오면 그 지역 특산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먹고 싶다.

홋카이도 후라노에서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그랬고,

쇼도시마에서는 올리브 아이스크림이 그랬다.


이날 올리브공원에서 파는 올리브 아이스크림이랑

다음날 간카케이에서 파는 올리브 아이스크림 둘다 먹어봤는데 

맛의 차이가 있어서 신기했다.  

올리브공원에서 팔던 게 올리브맛이 훨씬 진하고 고소했고

간카케이에서 팔던 건 올리브의 입자가 보였다. 물론 둘다 맛있었당.  









올리브나무랑 세토내해 말고는 볼 게 없지만 그래도 좋았다.


쇼도시마 자체가 외국인보다는 내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고 해야 하나,

쇼도시마를 돌아다니면서 수학여행 온 듯한 학생들도 많이 봤고 

효도관광 오신 일본인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도 정말 많이 봤다.













해질 무렵의 올리브공원 일대는 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석양빛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막내









사실 사진보다는 실제로 보는 풍경이 훨씬 멋있었다.

세토내해의 수려한 풍광이라고 해야 하나, 

세토내해의 수많은 섬들과 산능선이 그려내는 유려한 곡선은 직접 봐야 한다.

근데 다음날 간카케이와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에 비하면 

올리브공원에서 봤던 세토내 해의 모습은 정말 소소한 풍광이었다는 것  










작년 이맘때 사진을 보니 지금 살이 많이 빠진 게 실감난다. 

그때는 나름 건강하고 적당했네









쇼도시마 올리브공원을 가는 모두가 반드시 찍는 파란 풍차.

이건 사진이 실물보다 낫다 ^^









올리브 공원을 슬렁슬렁 둘러보고 나왔다.

버스가 오기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올리브 비치도 둘러봤다. 










해질 무렵의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다.









보정을 했더라면 훨씬 근사한 색감을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보정을 하기에는 너무 귀찮으니 그냥 원본 사진을 올렸다.

작년 10월 여행 사진을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올리는 것만 봐도...ㅋㅋㅋ

그래도 이렇게나마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여행사진을 외장하드에만 묵혀두니까.









노을 지는 세토내해와 막내.










높이 뛰기에 성공한 막내









기체조를 시전하는 막내 








이날, 올리브해변에는 막내와 나, 둘 뿐이었다.


우리 둘만의 바다에서 

저무는 태양과 금빛으로 

물든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발길에 닿는 모래는 부드러웠고 

해변으로 밀려드는 물결은 잔잔했고 

우리의 마음도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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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함께 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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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일, 

쇼도시마 올리브공원에서

사랑하는 막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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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 치유의 섬, 테시마 









10월 2일,

나오시마 사쿠라쇼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










아침 9시 20분 테시마 이에우라 항으로 출발하는 페리 탑승(편도 620엔)









비가 내렸던 전날과 달리 쾌청했던 날씨 










테시마 이에우라 항 도착해서 카라토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카라토항으로 가는 길,

10월임에도 초록이 가득했던 테시마 










이에우라항에서 카라토항까지 가는데 20분정도 걸렸다.

카라토항 바로 전 정류장이 테시마미술관이었는데 

카라토항에 캐리어를 맡겨둘 생각으로 거기에서 내렸다.



테시마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느낀 건 버스를 타길 참 잘했다는 것.  

테시마가 나오시마에 비하면 정말 큰 섬이기도 하고 

엄청난 경사의 언덕과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지다보니

자전거나 도보로 다니기에는 다소 힘들 것 같았다. 









테시마 카라토항 앞에서 막내 









카라토항에 코인락커가 있을 줄 알고 갔는데 없었다.

내가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테시마 미술관까지 캐리어를 끌고  올라갈 자신이 없었다.

카라토항 매표소에 문의해보니 캐리어를 두고 가라고 하셨다.

흔쾌히 친절을 베풀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조그만 카라토항 매표소 대합실 한켠에 캐리어를 놓아두고 

테시마 미술관을 향해 출발!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











눈이 시리도록 푸르던 테시마의 하늘과 바다.




















키 작은 나와 달리 키 크고 늘씬한 막내 

 








참으로 부러운 비율 











나는 막내에 비하면 비율똥망, 딴또. 










시원스레 내다보이는 카라토항의 바다는 사랑스러웠다. 










테시마미술관으로 걸어올라가는 길은 험난했다.

엄청난 경사길을 무려 30분 가까이 걸어올라가야했다.

분명 버스를 타고 올 때는 걸어갈 만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빡세.










쉴새없이 이어지는 언덕길을 불평불만 없이 잘 올라가던 막내가 참 고마웠다.

셋째는 이런 길 올라가자고 하면 분명 안 올라간다고 드러누웠을텐데. 









도대체 언제 테시마미술관이 나오는 걸까.

카라토항에서 테시마미술관이 이렇게도 멀었던걸까. 










언덕길을 오르는 과정은 수고스러웠지만 

테시마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긋하게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드디어 테시마미술관 입성!



2013년에 중앙일보에서 실린 기사를 읽고서

이곳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리고 그 목표가 이뤄지는 감격스러운 순간.



테시마미술관 오픈시간은 10시부터

입장료는 1540엔(카드결제 가능)










티켓을 끊고 테시마미술관으로 걸어들어가는 길. 










저 하얀 벙커 같은 공간은 테시마미술관 기념품 샵이다.

테시마미술관에서 받은 감동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필히 들려서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기념품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관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목









버릴 것 없는 풍경들의 연속









테시마 미술관은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이나 

아트하우스베네세처럼 특정한 작품이 있는 미술관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공간 자체가 작품이자 예술이었다.




뻥 뚫린 원형 천장에서는 따사로운 햇볕이 쏟아져내렸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그곳에서는 구름이 지나가는 그림자가 보였다.

이따끔씩 청명한 새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바닥에 있는 구멍에서는 주기적으로 물방울이 올라와 맺히길 반복했다.

물방울은 대개 웅덩이처럼 고여있었다. 일부는 바람결에 흘러가기도 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테시마미술관을 즐겼다.

물방울의 흐름을 관찰하는 사람도 있었고

바닥에 가부좌를 튼 채 앉아 명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시원한 바닥에 드러누워 낮잠에 빠져든 사람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 부모들도 있었고

소소한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 모든 게 평화로웠다.




조용하고 아늑한 그곳에서 

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누워있었다.

앞으로 뭐하고 먹고 살지 이런 현실적인 고민은 뒤로 하고.



볕이 닿지 않는 그늘이 있는 바닥에 누워

등으로 느껴지는 서늘한 감촉을 즐겼다.

여름에 우리집 방바닥이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물방울,

평소에는 눈여겨 보지도 않는 이게 뭐라고 열심히 관찰하는 걸까,

이상하게도 그때는 물방울의 흐름과 궤적을 바라보는 게 즐거웠다.

그게 왠지 모를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줬다.

평범한 빗방울에도 호기심을 품었던 동심이 기지개를 켠다고 해야 할까.

뭐든 다 좋았다.










테시마미술관에서 실컷 여유를 즐기고 기념품판매하는 곳에 들렀다.

나는 엽서세트, 동생은 테시마미술관 사진집을 샀다.

기념품가게에서는 카페도 겸하고 있는데 먹어보지 않아서 맛은 모르겠다.









테시마미술관에서의 전리품을 획득한 막내.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라 표정이 환하다.










안녕, 테시마미술관.










점심 먹으러 언덕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

테시마미술관 근처에는 식당이 없으니 이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테시마에서 시마키친을 꼭 가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고.










시마키친을 향해서 걸어가는 길.










남해의 유유자적한 풍광이 겹쳐보이던 평화로운 테시마.









시간이 안 되서 심장소리 아카이브는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지만









테시마의 자연을 오롯히 내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심장소리 아카이브를 들리지 못했던 게 전혀 아쉽지 않았다. 


















































언덕길은 언제 끝나는 거냐는 막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시마의 언덕길은 나오시마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길고 높았다.










그래도 이제 시마키친에 가까워졌고.










문제는 시마키친을 찾지 못했다는 거.

분명 구글맵으로는 이 위치가 맞는데 식당이 안 보이는 게 아닌가...










식당 같아 보이는 게 있다. 










 고민 없이 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동생도 나도 가타카나를 읽을 줄 몰라서 가게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던 그곳.









바닥에는 다다미가 깔려있었고 모든 좌석이 좌식이었다. 

나오는 음악도 제3세계 음악. 









차분하고도 묘한 매력이 있던 그 식당.










동생과 나는 정식 메뉴를 시켜서 먹었다.(가격은 1,000엔?)

나는 호, 동생은 불호.

나는 동생이 먹다 남긴 것까지 먹었다.(이래서 내가 살이 찜)

향신료가 들어간 반찬들이 있다보니 막내는 별로라고 했는데

향신료 좋아하는 나는 맛있었다.








참고로 고기요리가 하나도 없고 다 채식요리다.

 동생과 나의 호불호가 갈리는 게 여기서도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김국이랑 오쿠라반찬, 커리콩고기를 맛나게 먹었다. 









그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와보니 시마키친이 딱! 바로 앞에 있었다.

그 식당 들어가기 전에 좀만 돌아봤어도!

넘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여기에!

시마키친이 있었는데... 














그래서 시마키친도 갔다 ^ ^

여기서는 후식을 먹어야지!









시마키친도 조용하고 느긋한 곳이었다.

어리버리했던 우리막내를 보고 웃으시던 식당 이모님들과 할머님들 ㅋㅋㅋ










나중에는 꼭 시마키친 정식을 먹고 말 거야 ㅠㅠ









시마키친이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운좋게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주문하고 수다도 떨고 가게도 구경했다.

시마키친에서도 테시마, 나오시마 관련 엽서를 

엄청난 할인 가격(정상가의 거의 반값?)에 팔고 있어서

속이 쓰리기도 했다. ㅠㅠ 여기서 살 것...









계절 특선! 무화과에이드!

신선한 무화과의 풍미가 입안 가득! 

자극적인 단맛이 아닌, 뭉근한 단맛이라서 

단숨에 흡입할 수 있었던 무화과에이드. 









어쨌든 시마키친도 다녀가고!









이제는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야 할 시간.










카라토항에서 쇼도시마로 가는 페리가 있어서 그걸 타기로 했다.

 









겸사겸사 테시마미술관도 지나가고 















남해의 다랭이밭을 닮아있던 테시마의 다랭이밭.










실시간으로 이런 풍경을 보면서 지나가는 게 어찌나 행복하던지.





 




나중에 테시마를 가게 되면 그때는 꼭 1박을 하리라.

느긋하게 둘러보려면 하루로도 모자랄테니까. 

한 이틀 정도는 되야지, 

테시마미술관에서 낮잠도 자고 

심장소리아카이브도 갈 거고

카라토항 말고 이에우라 항 근처도 구경할 수 있을테니까. 









올라가는 길은 천근만근 발걸음이 무거웠는데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발걸음이 가볍다.









카라토항에 도착했고!

아까 트렁크를 맡아주신 아저씨에게 뭘 드릴까 하다가

자판기에서 제일 비싼 음료수를 뽑아서 드렸다. 

아무리 찾아도 수퍼는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게 자판기밖에 없어서...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을 때 웬 할머니가 고맙다고 하셨다.

아마도 그 자판기의 소유주이신 것 같았는데

그 고맙다는 말이 어찌나 사람 기분을 좋게 하던지.



일본여행을 고작 2번 밖에 안 갔지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흔쾌히 친절을 베풀어주니 일본여행 생각이 막막 든다.

참고로 우리가 만났던 일본인의 친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시마 다음으로 가는 쇼도시마에서 절정을 찍는다.  










테시마에서 쇼도시마로 가는 페리(편도 480엔)










안녕, 테시마.

다음에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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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 산책 









미야노우라 항구 바로 앞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 








나오시마를 들르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당일치기로 섬을 둘러보고 간다.


그래서 낮에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 배가 미야노우라 항을 떠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 많은 관광객들은 온데간데 없고 

시끌벅적했던 섬은 조용해진다. 









우리는 나오시마에서 무려 3박을 했기에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도 여유롭게 독차지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신명나게 놀아볼까









동생도 뛰고









나도 뛰고








누구보다 강하고 빠른 자세도 취해보고









스트레칭도 쭉쭉 해보고









이런 장난도 쳐보고









나오시마 하늘을 뚫을 기세








한껏 뛰니 힘들다.









나오시마는 워낙 조용한 섬 마을이다.

유흥가가 없다보니 치안걱정 없이 

밤거리를 산책해도 무섭지 않았다.









나오시마의 명물, I♡湯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

가격은 500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I♡湯의 외관.

뭔가 잡스러운 게 매력이다.









I♡湯 부근에는 작은 선술집들이 많았다.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면서 노가리하기 딱인 그런 가게들.










미야노우라 항구 앞에 있는 조형물.

밤이 되면 조명을 켜놓는다.

멀리서 보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같다. 









낮과 밤의 느낌이 달랐던,









개인적으로는 밤의 느낌이 더 좋았다.









우리는 여기서 사진을 막 신나게 찍고 놀고 있었는데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던 일본인 청년이 

선뜻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호의를 베풀었다.









그는 우리에게 이런 자세를 요구했다...

절대 우리가 먼저 이런 자세를 취한 게 아니라

본인이 몸소 자세를 보여주며 이렇게 하라며ㅋㅋㅋㅋ










아지트처럼 아늑했던 이 공간,









실제로 보면 더 아름답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해산물 식당.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분명 근사한 경험이었을텐데

시나몬의 나오시마 카레 말고 여기를 도전해봤으면 어땠을까.









밤이 되면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 내부에는 이런 조명이 들어온다.

클럽 조명 같아서 뭔가 스텝이라도 밟아야 할 것 같은 느낌. 








나오시마에서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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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na.mon










여행의 동반자, 막내










런치메뉴 가격표.



시나몬 메뉴판은 영문버전이 있어서 편했다.

히라가나도 다 까먹어가는 판에 가타가나가 가득한 메뉴판은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나오시마 자체가 일본인 말고도 외국인들이 

관광하러 많이 오는 섬이라서 영어메뉴판은 필수인 듯.  










디너메뉴 가격표.


저녁에도 다행히 식사메뉴를 판다.

 물론 저녁의 주력메뉴는 맥주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안주류. 










시나몬에서는 간단한 음료수와 맥주도 판다.

여기서 나오시마 수제맥주도 파는데

동생도 나도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안 시켰다.



그나저나 물은 셀프라는 게 왜이렇게 웃긴지 ㅋㅋㅋㅋ 










시나몬에서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르겠다고 메뉴판을 열심히 찍었을까.










나오시마 카레가 유명하다고 해서 이걸 시켰다.

오징어와 새우 몇 마리 들어간 거 말곤 특별한 게 없었다.

평범한 일본식 카레맛이었다.


시나몬에서 이걸 퍼먹다가 문득

아비꼬에서 먹는 야채카레라이스가 그리워졌다. 그게 더 맛있졍.


후라노 팜도미타에서 먹었던 야채카레라이스는

담아준 일회용 용기가 허접하긴 했어도

야채도 다양하게 들어가고 카레도 맛있어서 좋았는데

여기 카레는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저그런 맛이다.




근데 말은 이렇게 해놓고 한 그릇 싹싹 먹었다...ㅋㅋㅋㅋㅋ 









동생은 오야코동을 시켜먹었는데

입에 맞지 않았는지 먹다가 남겼다.

그리고 나는 동생이 먹다 남긴 걸 먹었다.


이러니 내가 살이 찔 수밖에 없었지.









시나몬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식당 안에서 자유롭게 담배 피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랬다.


일본에서는 술집에서 담배 피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거겠지만

한국은 무조건 금연이니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문화의 차이를 느꼈다. 

 








참고로 시나몬은 1층은 카페&바,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숙박비는 1인당 4000엔인데 조식도 준다고 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사쿠라쇼는 조식도 안 주는데 1인당 4000엔이었다(부들부들...) 



어쨌든 시나몬에서 저녁도 배부르게 먹었겠다, 

이제 나오시마 밤거리를 산책할 시간. 





+ Cin.na.mon




< 위치 >


https://www.google.co.kr/maps/place/%E3%82%B7%E3%83%8A%E3%83%A2%E3%83%B3/@34.4601997,133.9743154,19z/data=!4m5!3m4!1s0x0000000000000000:0xb058e43243e05e79!8m2!3d34.4601964!4d133.9749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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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지마에서 만난 유키 카페(Uki Cafe) 



아침을 먹지 않고 이누지마를 돌아다녔더니 출출함이 느껴진다.  비가 오는 날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고 해도 쏟아지는 빗속을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걸 아무래도 무리였다. 이누지마 아트 하우스 I(Inujima Art House I) 아래쪽으로 걸어가다가 'Uki Cafe' 표지판을 발견했다.  춥고 배고픈 우리에게 Cafe라는 표지판은 어둠 속의 빛이었다. 게다가 파스타도 한다는 말이 어찌나 반갑게 들리던지. 고민하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 유키 카페 마당 >



이누지마에는 참 먹고 마실만한 공간이 없다. 슈퍼도 못 봤다. 심지어 음료자판기도 . 그런 불모지에서 유키 카페는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이누지마에서 유일한 외식공간이지 않을까. 그런 유키카페는 평화롭고 조용한 이누지마에 참 어울리는 카페였다. 카페로 들어가는 마당길도 정겨웠다.   







< 유키 카페 건물 >




유키 카페에는 커다란 간판이 없다. 그래서 카페 초입에 있는 안내판을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곳은 오래된 일본식 가옥의 외관을 그대로 살려냈다. 내부는 다다미가 깔려 있는 좌식형태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 Uki Cafe 간판 >



나무소재에 노란 로고가 새겨진 간판이 귀엽다. 내부도 로고처럼 아기자기하다.




 



< 유키 카페 계산대 >




아마 여름에는 팥빙수도 파는 것 같았다. 세련되지 않았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초입부터 느껴진다. 그리고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여기 사장님으로 추청되는 인물, 주문받고 요리해주시던 남자분이 참 훈훈하셨다 ^^ 여행하면서 본 일본남자분들 중 제일 잘생기셨다. 








< 유키카페의 메뉴판 >



뒷면에는 아마도 영어로도 적혀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는 시금치 파스타, 막내는 문어토마토파스타를 시켰다. 파스타 메뉴는 각 900엔이었다. 

참, 우리는 커피나 다른 음료를 시키지 않았지만, 유키카페에서는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 핸드드립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일 듯. 








< 식전 샐러드 >



참깨소스가 버무려진 어린잎 샐러드였는데 투명한 유리잔에 담겨져나왔다. 사진 한장 찍고 배가 고파서 폭풍흡입했다. 







< 시금치 파스타 >




시금치, 마늘, 올리브 오일로 만든 시금치 파스타는 약간 짰다. 근데 그 짭짤함이 싫진 않고 오히려 그덕에 파스타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듯. 내가 싱겁게 먹어서 짜게 느껴진 거지, 보통 사람들 입맛에는 적당한 간이 아닐까. 참고로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맛있졍. 








< 문어 토마토소스 파스타 >




정말로 평범한 토마토파스타였다. 개성이 느껴지는 맛은 아니었지만 무난해서 부담없었다. 물론 맛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맛없게 먹었으면 아예 포스팅조차 안 썼겠ㅈ지... 토마토파스타 또한 싹싹 비웠다. 다다미 깔린 아늑한 방에서 비오는 날의 정취를 느끼며 파스타를 즐겼다는데 의의를 둬야지.








이누지마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유키카페를 들러보는 건 어떨까. 한적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파스타를 먹어도 좋고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즐겨도 좋다. 뭘 선택하더라도 평타는 쳐서 후회하지는 않을테니까. 유키카페에 혼자 와서 사색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괜찮고 둘 이상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유키카페는 훌륭한 음식맛으로 감동을 주는 맛집은 아니다. 하지만 이누지마만의 여유로움을 안겨주는 아늑한 공간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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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일 목요일 나오시마. 하늘은 흐렸고 비가 내렸다. 

우산을 없었던 우리는 사쿠라쇼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우산을 들고 나왔다.






 


나오시마 미야노우라항에서 이누지마로 가는 고속정은 아침 9시 20분에 출발했다.  

나오시마-이누지마 고속정 편도 가격 1인당 1850엔. 일단 편도로 티켓을 끊었다. 







고속정 안에는 우리를 포함하여 승객이 5명 남짓.  어딜 가도 사람이 있고 북적였던 나오시마와 달리 이누지마에서의 하루는 한적하고 소소한 우리만의 시간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오전 10시 15분, 이누지마에 도착했다.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티켓 센터 >



이누지마 항 바로 앞에 있는 검은 건물이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티켓 센터다.

이누지마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이 티켓센터에서 입장권을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 이누지마라는 섬 자체가 거대한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 공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입장권 가격은 2060엔이다.(카드결제 가능) 


티켓센터에서 아트하우스 티켓을 구매할 때 배 티켓이 편도인지, 왕복인지를 물어본다. 목적지-이누지마 왕복티켓을 끊었을 경우, 아트하우스 입장권만 끊어준다. 만약 목적지-이누지마 편도티켓일 경우 아트하우스 입장권+목적지 편도 티켓을 끊어준다. 티켓센터 건물 안에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이누지마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 입장권과 안내 지도 >



안내 지도를 보면서 작품들을 찾아서 보면 된다. 이누지마는 작은 섬이지만 골목이 많아서 헤매기 쉽다. 그래서 지도를 보면서 작품을 찾아가는 게 효율적인 관람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이누지마를 돌았다. 

 







< NICE TRIP >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오면 사소한 문구 하나에 쉽게 감동한다. 이누지마에서 만난 'NICE TRIP'이 그랬다.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에 굴하지 말고 씩씩하게 이누지마를 돌아다니란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 이정표 >



이누지마에는 작품의 위치를 알리는 이정표가 많다. 이정표를 보면서 유명한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마을 곳곳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숨어있다. 이런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제법 있다.  










<이누지마 골목길을 누비는 막내 >



예로부터 이누지마는 화강암으로 유명했던 지역이었다. 1909년 구리 제련소가 지어지면서 이누지마는 인구 3,000명이 넘어서는 부흥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채석업의 쇠퇴, 제련소의 폐쇄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자 대부분의 섬주민들은 이누지마를 떠났다. 현재 이누지마에 사는 사람은 60명이 되지 않는다.  


근현대 시기를 오롯이 겪어낸 오래된 가옥들과 골목길에는 시간의 흔적이 배어있었다. 비에 젖은 건물들이 풍기던 낡은 냄새와 빛바랜 색깔은 종종 생각나곤 했다. 






< 어느 집 앞에 있던 철제 조형물 >



비바람을 맞고 붉게 녹이 슨 철제 조형물을 보면서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현재만을 위한 게 아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 어느 담장 위에 있던 꽃게 조각 >



이누지마를 돌아다니다보면 살아있는 꽃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조각이 있는 걸까. 






<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프로젝트, S-Art House "Contact Lens" >



비가 내려 제법 운치 있는 Contact Lens.













<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프로젝트, A-Art House "Reflectwo" >



원형의 투명아크릴 안에 부착된 알록달록한 조화프린팅 앞에 서있으면 마치 꽃놀이 온 것 같다. 화려한 색감의 향연 앞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걸어본다. 







10월임에도 푸르른 초록이 여전한 이누지마.



 





이누지마 곳곳엔 귤나무도 있었다.  













가게는 닫았지만 이것도 나름 분위기 있다. 








비가 미친 듯이 내려서 운동화가 다 젖었다. 이래서 비 오는 날 정말 싫어하는데, 이누지마에서만큼은 비가 와도 괜찮았다. 









< 이누 하우스 >



원래는 이누 하우스 건물 내부도 구경가능한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휴관일이라서 구경하지 못했다. 그래도 귀여운 멍멍이를 봐서 괜찮았다.












이누지마에서 동생과 함께 찍은 투샷. 둘다 신났다. 







< 저 멀리 보이는 제련소 건물 >



어찌 보면 흉물스러울수도 있는 제련소 건물을 부수지 않고 그대로 남겨뒀다. 산업화 시대의 영광과 몰락을 겪은 이누지마에게 세이렌쇼는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이자 상징이다. 세이렌쇼는 그 자체로 이누지마의 역사인 셈이다.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거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자는 게 아닌가 싶다. 이누지마의 세이렌쇼는 세련되고 화려한 건물이 아닐지라도 오랜 시간을 품은 건물이 분명 의미 있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걸 알려준다.

 

세이렌쇼 내부도 구경가능한데 세이렌쇼 입구에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우리는 시간상 세이련쇼는 멀찍이서만 보고 나왔는데 세이렌쇼를 구경할 분들은 부디 조심히 관람하길. 








여기도 전시공간이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 이누지마 지칸 포스터 >








이누지마 티켓센터에서 세이련쇼 가는 길. 






< 이누지마 세이렌쇼 입구 >











이누지마 세이렌쇼 미술관에는 미시마 유키오를 모티브로 한 예술작품을 볼 수 있다. 근데 시간이 없어서 패스했다.







안녕, 이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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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미술관(地中美術館)★



나오시마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 미술관

안도 타다오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는 미술관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를 위한 미술관 




*





< 사진 출처 :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




관람시간 : 3~9월 10시~18시 / 10월~2월 10:00~17:00

입장료 : 성인 2060엔, 15세 이하 무료(카드 결제 가능)

휴관일 : 월요일  

재방문의사 : ★★★★★(다카마츠 가면 또 갈거야!)

홈페이지 :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주소 : Chichu Art Museum, 〒761-3110 香川県香川郡 直島町3449−1









해안가를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가니 지중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앞에 보이는 펜스를 넘어가선 곤란하다. 저 너머로는 베네세 호텔 사유지라서 들어가면 안 된다는 표지가 있었던 것 같다.  







연중 온화한 기후인 나오시마에도 야자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낯선 도시에서 익숙한 제주도의 느낌을 뽱뽱!! 






구글 위성사진에 Chichu Art Museum이라고 표시된 부분은 미술관이 아니라 티켓센터다. 티켓센터에서는 티켓 말고도 간단한 음료와 기념품도 팔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베네세아트하우스나 다른 곳에서도 팔고 있으니까 굳이 여기서 사지 않아도 된다. 티켓센터 건물 안에 코인락커도 있으니 필요하면 이용하면 된다. 단 캐리어가 들어갈 정도로 큰 사이즈는 아니라는 점 참고하길.  




< 티켓센터에 있는 기념품 판매점 겸 카페 >





< 티켓센터에 붙어있던 안내판 > 



티켓센터 옆에는 무료 자전거 보관소가 있는데 자전거가 있다면 이곳에 주차해두고 미술관을 가면 된다.(자전거는 웬만하면 보관소에 세워둬야 한다) 그리고 티켓센터 화장실은 찌릉내가 워낙 강해서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날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사실 베네세하우스의 화장실도 찌릉내가ㅠㅠ...) 






< 티켓센터 뒤편? >







< 모네의 연못 >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본따서 만든 연못. 9월 말까지 남아 있는 수련꽃은 하나도 없었지만 이걸 봤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막둥이를 지중미술관 입구에서 찍어주고








나도 인증샷 한 컷 남기고 작품을 감상하러 출발! 





<  입장권&팜플렛! >



지중미술관의 모든 공간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이 없다. 지중미술관을 돌아보니 왜 사진을 못 찍게 했는지 비로소 이해했다. 사진을 찍게 한다면 작품을 느끼지 않고 찍기만 할 테니까. 백문이불여일견. 지중미술관은 직접 가봐야 한다. 보고 느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모네, 터렐, 마리아의 작픔이 주는 감동도 크지만 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최적화된 전시공간 또한 예술이었다. 작가에 대한 이해 없이 이런 공간이 나오기는 불가능해보였다. 일반 갤러리가 기성복이라면 지중미술관은 맞춤복이랄까. 각 작가의 작품의 핏에 딱 맞는 전시공간을 보고 있으니 사람들이 왜 안도 타다오에 열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건축 스타일도 매력적이었지만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추구하는 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인공적인 빛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의 빛을 최대한 활용했던 것부터 시작해서 미술관 곳곳에서 하늘과 바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랜드마크처럼 뭘 뽐내듯 지상에 막 지어진 게 아니라, 지하에 미술관을 지은 건 나오시마의 자연에 대한 배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 출처 :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



전시 동선은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 순으로 이어졌다.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서 모네의 전시 공간에 들어가기 전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었다. 전시공간을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새하얀 벽에 걸린 모네의 거대한 수련이었다. 천장 귀퉁이 사이로 눈부신 빛이 모네의 수련이 위로 쏟아져내렸고 거대한 수련은 감동적이었다. 경외감마저 들었다고 해야 하나. 수련 앞에서 기도라도 올려야 할 것 같았다. 한참동안 모네의 수련을 넋 놓고 바라봤던 것 같다. 실물을 보기 전까지 수련이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일 줄은 몰랐다. 미술사 책을 한창 찾아보던 시기에도 모네의 작품에 대해서 아무런 애정이 들지 않았는데 지중미술관을 다녀오고나서는 정말로 팬이 되어버렸다.


모네의 수련도 대단했지만 순백의 전시공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인위적인 조명 없이 자연광만으로도 충분히 밝았다. 바닥에는 가로 세로 직경 2,3 센티 정사각형 타일이 깔려있었다. 바닥의 한 가운데 타일만 홀로 살구색이었는데 그게 기억에 남는다. 일부러 그 타일만 색을 달리 깔았던 걸까, 아님 변색(?)이라도 된 걸까.





< 사진 출처 :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



모네 다음 제임스 터렐이었다. LACMA의 스태프 아저씨(?)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강추한다고 했을 때도 터렐이 누군지 몰랐다. 당시 그분에게 좋은 추천 고맙다고 하면서 정작 터렐의 작품이 LACMA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서 보지 못했다. 터렐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한 5~10분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터렐의 작품에 대해 영어로 설명해주던 숏컷의 스태프 언니가 참 예뻤다. 동생도 나도 저 분은 어쩜 저리 예쁘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터렐의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보이는 건 새파란 직사각형 스크린이었다. 스크린 앞에는 계단이 있었다. 스태프 언니가 그 계단을 올라가보라고 권하길래 올라갔고 나도 동생도 다른 사람들도 가장 끝 계단까지 올라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새파란 스크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게 작품의 끝인가, 싱겁네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스태프 언니가 더 가보란다. 여기가 벽인데 어딜 더 가라고? 

그런데 새파란 스크린은 벽이 아니었다.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나도 동생도 다른 사람들도 신기해서 그 안을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터렐의 작품은 빛의 착시를 이용한 공간인 셈이었다. 시각의 불완전성을 이용한 영리한 작품이라고 할까. 신기하고 재밌었다. "힝! 벽인 줄 알았는데 속았지ㅋㅋㅋ?" 이런 느낌이랄까. 아무리 봐도 벽인 줄 알았는데 벽이 아니라니, 다들 여기에 파닥파닥 낚였다니.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 출처 :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



마지막은 월터 드 마리아. 이 작가는 아예 모르고 갔다.(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구글링조차 안 해봤다.) 작가와 작품을 알면 분명 더 보이는 게 있을 거다. 그런 걸 일일이 공부하고 조사하고 싶지 않았다. 작품을 느끼고 싶은 맘이 컸으니까. 그곳에 가서 작품을 영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월터 드 마리아의 첫번째 작품은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는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공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벽에 기대 앉아 선글라스를 낀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다들 조용히 하늘만 바라봤다. 어린 아이들도 그곳에서는 정말 조용했다.  

그 다음으로는 계단 위로 검은색 구가 있는 정가운데 있는 작품이었다. 벽에는 금색의 작은 기둥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다. 검은 구 위로 반사된 가을 하늘은 아름다웠고 저 구가 굴러떨어지면 어쩌지란 괜한 걱정을 해봤다. 클로드 모네나 제임스 터렐의 작품에서 받았던 감동과 충격이 워낙 커서 그런지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에 대해서는 큰 감흥이 없었다.  


+


지중미술관을 다녀오고 나서 모네에 대한 애정과 터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 반한 건 덤. 웬만하면 기념품을 많이 안 사려고 했는데 동생도 나도 기념엽서를 사재꼈다. 모네의 수련 엽서를 좀 잔뜩 사올 걸 그랬다. 2013년부터 꿈꿔왔던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을 다녀오게 되어서 감개무량했다. 그때 느꼈던 감동을 언제 다시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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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의 아침이 밝았다. 동생보다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산책했다. 동생을 깨우려 했지만 아침 8시도 안 된 시간에 차마 깨울 수 없었다. 동생은 산책을 다녀와서 깨우기로 하고 미야노우라 항구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을 보고 왔다.






일본어를 몰라도 의미를 알 수 있는 포스터들. 자전거를 탈 땐 노래를 듣지 말고 좁은 골목길에서는 양보운전. 

 





건물을 휘감은 담쟁이덩굴이 느낌적인 식당. 물론 아침이라서 아직 열지 않았다. 뭔가 맛집일 것 같은 스멜이 난다. 





한적한 놀이터에서 혼자 앉아 있기도 하고. 





양옆이 나무로 둘러쌓인 초록빛 골목길을 거닐어도 보고. 





아직 열지 않은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구 티켓 센터 건물을 구경하다가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구를 따라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전형적인 일본 시골 느낌이 물씬 풍기던 나오시마 마을. 







우리는 사쿠라 쇼우라는 게스트하우스에 3박을 했다. 사쿠라 쇼우는 나오시마의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리틀플럼의 자매점이다. 이곳은 나오시마의 유일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이다. 걸어서 2,3분이면 편의점에 도착. 항구도 걸어서 5분 거리. 우리가 묵었던 방은 1박에 8만엔(1인당 4만엔)이었다.

숙소 자체는 위치도 좋고 조용하고 깔끔했지만 가격대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숙소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다.    







하늘을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으니 파란 가을 하늘을 즐기기 딱 좋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예감이 좋았던 9월 30일.   



 




나오시마에 딱 하나 있는 편의점이다. 우리는 이곳에 들러서 삼각김밥, 인스턴트 된장국, 음료수 등을 샀다. 편의점 안에서는 마땅히 먹을 공간이 없어서 미야노우라 항으로 갔다.







근처 벤치에 적당히 앉아서 먹었다. 일본어를 모르니 포장지 사진만 보고 적당히 골라온 삼각김밥들은 그럭저럭 평타. 동생이 고른 파인애플, 망고맛 음료수는 너무 달았다. 원래는 생수를 사려고 했는데 2리터는 아무래도 무거울 것 같아서 1리터 차를 샀다. 








삼각김밥에 인스턴트 미소국을 먹으니 적당히 배가 불렀다. 







아침을 먹고 나니 막내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하길래 미야노우라 티켓센터 안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단돈 350엔. 아이스크림 달고 맛있는데 비쌌당... 참고로 티켓센터에서 뭘 사먹으러면 자판기에서 표를 구입해야 했다. 이것도 당연히 현금만 가능.







밥을 먹고 힘을 낸 자매는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근데 내 사진은??  







쿠사마 야요이의 빨간 땡땡이로 꾸며진 귀여운 페리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나왔다. 사실 나오시마는 당일치기로 많이 여행하는 장소다. 우리처럼 3일씩 머무르는 사람들은 없다. 







리틀플럼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하루종일 타는데 1인당 500엔. 자전거는 몹시 무거웠다. 근데 리틀플럼 말고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는 1인당 300엔에 자전거를 빌려주더라... 아나, 자전거 대여비를 비교해보고 자전거를 빌릴 것 그랬다. 나오시마에서 자전거 탈 거면 항구 근처에 있는 대여점에서 필히 빌리길. 나처럼 500엔이나 주고 무겁고 무거운 리틀플럼 자전거따위 빌리지 말고.   







나오시마는 언덕이 완만하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그냥 자전거로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아나... 자전거 초보들에겐 나오시마의 언덕은 다소 힘들었다. 동생과 나는 언덕이 나오기만 하면 자전거를 끌었고 평탄한 해안도로를 달릴 때만 자전거를 탔다. 여러분, 나오시마에서도 전동자전거를 빌려야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기분은 정말 끝내줬다. 세토내 해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만으로도 나오시마에 온 의미가 있었다. 초록빛 비에이에서 느낀 상쾌함과는 다른 청량함이라고 할까. 


원래 나오시마에 오고 싶었던 건 자연이 아니라 미술관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 미술관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만으로도 충분했다지중미술관, 베네세 아트하우스에서의 머물렀던 시간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지만 나오시마를 거닐었던 순간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소박함이 매력적인 나오시마. 그 풍경이 가끔 생각난다. 





나오시마가 고양이의 섬이라고 하는데... 정작 고양이는 많이 보지 못했다ㅠㅠ 나도 냥냥하게 냥냥할 수 있는데 고양이들은 코빼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들은 나오시마에서 고양이 사진도 많이 찍어오드만 나는... 나는...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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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9일, 다카마츠 입성의 꿈을 이루던 날. 오사카, 도쿄, 나가사키, 후쿠오카 등도 여행후보군으로 넣었지만 1순위는 언제나 다카마츠였다. 예술을 통해 지역부흥(?)에 나름 성공했다는 점에도 끌렸지만 한국 사람들이 위에 열거한 여행지보다는 비교적 덜 가는 여행지라서 골랐다.(근데 나오시마, 다카마츠에 한국인들 꽤 많더라...) 재팬알프스 다테야마-알펜루트도 가볼까 했는데 산을 좋아하지 않는 막내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아웃. 






다카마츠에서는 어떤 여행이 펼쳐질까. 여행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한껏 들떠 있었다. 간식으로 나온 샌드위치가 형편 없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았다. 다카마츠에 간다는 게 중요했으니까.

 




출입국 신고서 작성하고 파란 하늘 쳐다보고 맛없는 샌드위치 먹으니 어느덧 내릴 시간. 1시간 30분의 짧은 비행이 끝났다. 서울, 제주 가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잖아.

 Welcome to KAGAWA. 카가와에 도착했다는 게 실감났다. 





예술의 도시 우동의 성지 가가와 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 여행의 방점은 자연과 예술에만 찍혀있었다. 맛집은 아웃오브안중이었고. 우동의 성지에 왔건만 기껏 먹은 우동은 쇼도시마 간카케이 휴게소 식당의 푸트코트st. 우동.

 






예전에 카가와 현 네이버 블로그 이벤트에 응모해서 받은 무료 쿠폰북과 관광 가이드 북. 담당자 분 메일로 다카마츠 왕복 비행기 티켓 증빙을 보내기만 하면 쿠폰북과 가이드북을 무조건 보내준다길래 냉큼 신청했다. 쿠폰북에는 리무진버스 무료 티켓, 다카마츠-쇼도시마 페리 무료 승선권, 리쓰린 공원 무료 입장권 등이 있었는데 여행하면서 요긴하게 잘 써먹었다. 담당자 분도 친절하셨고.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 우리는 JR클레멘츠 다카마츠 호텔 앞에서 내렸다. 여기서 다카마츠 항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이정표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카마츠 항까지 갔다.





우리의 목적지는 나오시마. 929일부터 101일까지 나오시마에서 3박을 하기로 했다.

나오시마 행 페리는 1,2번 부두에서, 고속정은 3번 부두로 가야 한다고 나와 있었다. 표지판을 보니 나오시마로 출발하는 마지막 배를 타려면 3번 부두로 가야 한다고 나와 있었다.

나오시마에 가려면 페리나 고속정을 타야 한다. 마지막 페리는 오후 6시쯤에 이미 출발했고 우리가 탈 수 있는 건 오후 750분에 출발하는 고속정이었다.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선포트 다카마츠에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다카마츠 항을 간단하게 둘러봤다. 







이곳 매표소는 보통 탑승 30분 전부터 표를 판매하기 시작하고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닫힌 매표소를 보고 표를 어떻게 사야하나 고민에 빠졌는데 매표소에 붙은 안내문을 읽어보니 마지막 배를 탈 때는 고속정 선원에게 그냥 표를 사면 된단다. 표를 살 때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된다.   


참고로 다카마츠-나오시마행 페리 운임요금은 520, 고속정 운임요금은 1220엔이다.(편도 1인 기준) 또 다카마츠-나오시마를 오갈 때 페리는 1시간, 고속정은 25분 걸린다.







딱 저녁 먹을 시간이 되길래 선포트 다카마츠에 있는 탄탄멘집에 갔다. 비주얼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 탄탄멘 자체가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았다. 평소에는 묵직한 육수를 완전 사랑하는데 탄탄멘은 묵직함이 과한데다가 느끼해서 많이 먹을 수 없었다. 웬만하면 음식을 남기지 않는 나조차 이걸 남겼다... 






선포트 다카마츠 근처에는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이온몰 등이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하다. 여기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효고마치도 있고 30분 정도 걸어가면 리쓰린 공원이 있다. 여행 마지막 날은 쇼핑과 관광을 한큐에 끝내려고 다카마츠 항 인근에 숙소를 잡았다.  



 


이온몰에 들러서 그 유명하다는 호로요이와 마실 물 등을 샀다.  







선포트 다카마츠로 저녁을 먹고 나오니 사방이 깜깜해졌다. 이 육교는 다카마츠 항과 선포트 다카마츠를 연결하는 통로인데 이걸 이용하면 횡단보도 건널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으로 출발하는 고속정이 뜨는 3번 부두. 삼각형 지붕이 꽤 인상적이었다.







고속정에 타기 전, 부두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막둥이. 아직 20대 초반이라서 웃음에 그늘이 없다. 부러벙...







이왕 사진 찍을 거면 웃기게 찍자는 주의라서 이런 자세를 취해본다. ㅋㅋㅋㅋㅋㅋ






이제는 고속정에 탑승할 시간! 나오시마로 가자!! 







나오시마 미야노우라행 고속정 티켓. 종이 재질이 주는 복고적인 감성이 너무 좋다.


어쨌든 드디어 나오시마에 간다. 나오시마에서는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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