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5일차. 화순항까지 갔건만 거센 풍랑으로 마라도, 가파도 가는 배는 뜨지 않았다. 일단 산방산과 화순 금모래 해변을 둘러보고 송악산을 둘러보기로 했다. 





제주도가 참 좋은 게 공공화장실이나 공영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어딜 가도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영주차장이 무료다. 일부 유료주차장들이 있지만 주차료가 저렴한 편이다. 어딜 가든 주차하기 빡센 서울에 비하면 정말 주차천국이라 할 수 있다. 암튼 화순 금모래 해변 무료 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다. 





부드러운 금모래가 깔린 해변이 인상적이다. 오른편에 우리의 목적지인 산방산이 보인다. 





금모래 해변을 찾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파도가 밀려드는 바다를 한참 바라보다가 산방산에 갔다.


 



산방산 정상에 오를 꿈에 부풀어 매표소에 갔는데... 현재 산방산 정상까지 등산하는 건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자연보호와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2021년까지 입산을 금지했단다. 산방산 자체가 돌산이라서 위험해 보였다. 암튼 산방산에서 최대로 갈 수 있는 코스가 사진에서 보이는 산방굴사라는 절까지였다. 그래서 산방산은 그냥 멀찍이 구경만 했다.  





주말이라서 산방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우리도 그런 사람들이지만. 산방산에 갔을 때가 딱 점심시간이었다. 살짝 배는 출출했지만 관광지에서 대충 허기를 떼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산방산 바로 밑에 있는 식당가에서 뭘 사먹지 않았는데 잘 선택한 듯. 그덕에 용머리해안 유원지의 탄이버거라는 맛집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이렇게 가깝다보니 산방산, 용머리해안 통합관람권(가격 2500원)을 판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예외였다. 강풍으로 인해 용머리해안 입장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용머리해안을 제대로 구경하려는 사람들은 전날 날씨를 체크한 후 이곳에 오는 게 좋을 것이다. 물론 용머리해안을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끝내준다. 





산방산 전망대 왼편으로 화순 금모래 해변이 보인다. 해변을 덮칠듯이 밀려드는 파도가 박력이 넘친다. 파도소리도 굉장하다.





용머리해안으로 내려가는 길. 이 사진만 보면 용머리해안 일대가 굉장히 한적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끝도 없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을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이 사진을 겨우 찍을 수 있었다.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가파도와 마라도를 갈 수가 없다니ㅠㅠ 마라도와 가파도가 딱 보이는데 왜 가질 못하니ㅠㅠ 안전을 위한 거니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움을 어쩔 수 없었다.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용머리해안 유원지에도 승마 체험이 있다는 데 놀랐다. 제주도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말이라지만 제주도 관광지 어딜 가더라도 승마체험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워낙 많은 곳에서 승마체험을 할 수 있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걸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고 말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 보여서였기 때문이다. 마방목지의 제주마들은 딱봐도 관리가 잘 이뤄져서 튼튼하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 승마체험을 위한 말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뭔가 아파보인다. 





그렇게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를 둘러봤다. 이후 용머리해안 유원지에서 접한 탄이버거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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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5일차. 이날은 산방산과 마라도, 산방산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다. 시간순으로 포스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는 산방산 포스팅을 먼저 올려야 하지만 산방산에서 먹었던 탄이버거 생각이 간절해져서 탄이버거부터 먼저 쓴다. 


지난 추석 해남 대흥사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가 완전 실망한 경험이 있어서 관광지 식당에 대한 불신감에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런 내게 탄이버거는 관광지에 입점한 식당은 별로라는 고정관념을 깬 식당이었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둘러보고 출출하던 차였다. 이때 용머리해안 유원지에 입점한 탄이버거를 발견했다. 테이블에는 우리까지 포함해서 총 3테이블이 있었다. 점심시간치고 상당히 한적한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자리에 잡고 앉아서도 탄이버거를 시킨 게 잘한 건지 아닌 건지 긴가민가했다. 어떤 햄버거가 나올지 의심스러우니 탄이버거 하나만 시키고 기다렸는데...


이런 비주얼의 햄버거가 똻! 





15000원짜리 탄이버거의 위엄.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15000원이 결코 아깝지 않은 맛과 양을 자랑한다. 하긴 서울의 어정쩡한 수제버거집(뭣같은 패티와 신선하지 않은 재료맛을 가리기 위해 자극적인 소스를 쓰는!)도 10000원이 기본인 걸 감안하면 탄이버거는 참 괜찮다 싶었다. 고기의 육즙이 촉촉하니 잘 살아있다니 감동이었다. 입맛 까다로운 M조차도 탄이버거는 괜찮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물론 올리브가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거라고 덧붙이기는 했다. 우리야 뷔페 가면 올리브를 쓸어 담지만 올리브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지간한 남자 주먹 크기만한 탄이버거의 크기. 식사량이 적은 여성분들이라면 탄이 버거 하나를 사서 사이좋게 나눠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대식가인 우리들에게는 탄이버거 하나로는 부족했다. 맛있으니 더 부족했다. 






빵, 토마토, 피클, 고추, 소고기패티, 양파, 양상추, 치즈. 소스는 머스타드와 케찹. 들어가는 재료와 소스 모두 지극히 평범하다. 버거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게 없다. 그렇지만 잔재주 부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햄버거라는 점이 맘에 들었다. 모닝빵스러운 빵도 마음에 들었다. 소금간과 후추간이 전부인 정직한 패티는 정말이지 LOVE. 


내가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를 싫어하는 이유가 두 가지다. 너무 달거나 짠 소스와 맛탱이 없는 패티. 반면에 탄이버거는 그렇지 않았다. 소스가 과하지 않은 데다가 패티까지 맛있었다. 가격이 좀 비싼 걸 빼면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우리는 탄이버거를 하나 다 해치우고 제주흑돈버거도 냉큼 시켰다. 






흑돈버거도 맛있었지만 육즙이 살아있는 탄이버거가 워낙 괜찮아서 임팩트가 약했다. 패티에 육즙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것 또한 잘 먹어치웠다. 






나중에 산방산  일대를 놀러오면 탄이버거는 꼭 들러서 한 번 더 먹어줘야겠다. 나의 탄이버거 예찬론이 내년 방문에도 부디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먹는 낙이 큰 내게 좋아하는 식당이 변하는 걸 보는 것만큼 서글픈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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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영실을 다녀와서 숙소로 들어가서 쉴까 했지만 외돌개에 갔다. 아침에 산을 올랐으니 저녁에는 바다를 봐야 했다. 석양에 물든 바다를 보고 싶었다. 






외돌개는 제주 올레 중 가장 아름답다는 올레 7코스에 있다. 그길을 아주 잠깐 걸어봤지만 왜 사람들이 올레 7코스를 극찬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길에서 보이던 제주 바다의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잔잔한 바다였다. 햇볕에 따스하게 물든 바다를 보고 있으니 영실을 오르면서 느꼈던 가슴 설레고 벅찬 느낌이 비로소 진정되는 것 같았다.  








외돌개는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단다. 외돌개는 고기잡이 나간 할아방을 기다리던 할망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외돌개도 망부석의 일종인 셈이다. 님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바위에 투영해 전설을 만들어냈던 옛사람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소셜커머스 홈페이지 제주여행 섹션에 자주 들락날락거렸다. 거기서 문섬 스킨스쿠버, 마라도 잠수함 같은 할인상품이 엄청나게 뜨는 걸 봤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뭐 여행 일정에 레저 활동과 박물관 탐방을 넣지 않은 건 적절한 선택이었다. 제주도의 자연을 둘러보고 가기에도 빠듯한 5박 6일이었다.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보니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이때가 저녁 6시 쯤. 가을이라 해가 많이 짧아졌다. 






노을 지는 바다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날의 바다는 제주도라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외돌개 근처에서만 꼬박 2시간을 머물렀는데 이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우리가 제주도를 해가 8시쯤 지는 여름에 갔더라면 강정포구까지 쭉 걸어갔겠지. 아쉽다. 못다 본 풍경이 아쉬웠다.






다음 번에는 올레 7코스를 완주하자는 다짐과 함께 여행 4일차 일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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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방팔방을 돌아본 지인에게 한라산 등반 코스를 추천해달라고 하니 단번에 영실이 나왔다. 영실탐방로에서는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짧고 임팩트있게 구경할 수 있단다. 다양하게 변하는 풍경 때문에 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8시 정도에 영실휴게소를 향해 출발했다. 숙소인 빠레브에서 영실휴게소 주차장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영실휴게소 주차장까지 가는 도로는 경차에게는 버거운 엄청난 오르막이었다. 영실휴게소 주차장은 거의 다 차있었지만 운 좋게 주차할 수 있었다. 영실휴게소에 여유롭게 차를 대려면 아침 8시 전에는 대야할 듯. 






광주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 해발이 1187미터다. 영실코스의 출발지인 휴게소의 해발은 1280미터다. 영실코스의 출발점이 무등산 정상보다 해발이 높은 걸 보면 역시 한라산의 클래스는 남다르다.






영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게 있다. 엄청나게 많은 계단을 쉴새 없이 올라가야 한다는 거다. 구상나무 숲이 나오기 전까지 꼬박 1시간 동안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길을 질색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최악의 코스다. 다행인 건 그 1시간만 참으면 그이후로 힘든 코스는 없다는 거다. 






영실 병풍바위의 모습이다. 사진으로는 병풍바위의 스케일이 제대로 와닿지 않는다. 실물이 훨씬 더 멋있다. 가을 단풍이 한창일 무렵 오면 눈이 호강하겠다 싶었다. 






영실을 오르면서 감사했던 건 오르막과 내리막이 무한반복되는 지리산 같은 등산로가 아니었다는 거였다. 일관성 있게 오르막이니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계단길은 고행길이었다.  






영실을 오르는 내내  불어오는 바람과 맞써 싸웠다. 기암괴석을 넘어가는 수많은 구름만큼 엄청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막이가 없었더라면 저체온증에 걸렸을 듯. 






계단길을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니 바다가 똻! 바다가 보이니 신기했다. 






발밑으로 펼쳐진 구름들. 양털처럼 따뜻하고 폭신폭신해 보였다. 정작 구름은 만져지지도 않을 뿐더러 추위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구름이 머리 위로 지나갈 때 바람막이 후드를 푹 뒤집어 썼다.






기암괴석이 보이는 등산로를 지나가면 구상나무 숲이 펼쳐진다. 구상나무 숲을 지날 당시에 엄청난 구름과 안개가 밀려오는 바람에 사진을 찍을 엄두를 못냈다. 구상나무 숲 사진을 못 찍고 온 게 아쉽다. 

 





구상나무 숲을 지나면 나오는 곳은 선적지왓이다. 넓게 펼쳐진 조릿대 들판이 신기했다. 선적지왓은 고산식물 자생지로 유명하다는데 아는 고산식물이 없어서 너른 들판에 감탄하면서 이곳을 걸었다.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다 평탄한 길이 펼쳐지니 살 것 같았다. 나무데크가 잘 깔린 등산로를 걸으면서 이 길을 조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을까.






구름에 뒤덮인 한라산 정상의 모습. 왜 옛날 사람들이 한라산에 신선이 산다고 생각했는지 이해가 갔다.  






정처없이 영실을 넘나드는 구름을 보면 영실은 역동적인 공간이다.










이곳을 오르면서 영실에 가길 잘했다고 수백 번 생각했다. 여길 오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선생님께서 "영실! 한라산 영실을 안 본 사람은 제주도를 안 본 거나 마찬가지야"라고 했던 대목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영실에서 보이는 백록담 봉우리의 모습. 구름이 봉우리를 둘러싼 자태가 사뭇 상서롭다. 영실에서 백록담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지만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윗세오름 전망대를 올라가는 M군. 영실코스를 차근차근 둘러보며 오르다 보니 여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선적지왓, 윗세오름 전망대 산 좀 탄다는 분들은 보다 1시간이면 이곳까지 주파가능할 듯. 






윗세오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고산식물로 추정되는 다양한 식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이곳의 식물들은 높이 자라질 못한다. 눈내린 영실의 겨울도 분명 아름다울 것 같았다. 

 





한국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어 감개무량했다. 구름과 더불어 걷는다는 게 얼마나 환상적인 경험인지. 이곳이야말로 한국의 순례자의   길 아닐까. 






윗세오름 대피소를 들렀지만 수중에 현금이 없어서 라면을 사먹질 못했다. 카드결제만 되었어도 든든하게 라면을 먹었을 터인데... 대신 챙겨온 밤만쥬와 닥터유를 야무지게 먹었다. 그거라도 있어서 다행이었지, 당 보충을 아예 못하는 것보단 나았다. 






영실을 오르는 등산객 중에는 중국인도 제법 있었다. 성산일출봉만큼 바글바글 하진 않았지만. 암튼 바쁜 일정 중에도 영실처럼 나름 빡센 코스를 소화해내는 그들의 체력에 감탄했다. 신발도 컨버스나 플랫 같은 걸 대충 신고 올라가는데 역시 등산도 장비보다는 기본 체력이 좋아야 하는 것 같다. 






보다 가까이에서 찍은 백록담 봉우리의 모습. 사진으로는 그 장엄한 아우라를 담는 건 불가능했다. 구름이 백록담 봉우리를 넘어가는 모습은 사진이 아니라 정말 실제로 봐야 한다. 






 백롬담 봉우리를 넘어가는 구름의 모습인데 이 역동적인 모습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M군은 이 모습을 무려 1분짜리 동영상으로 찍었다. 









남벽분기점으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이쪽으로 쭉 내려가면 돈내코 탐방로로 이어진다. 우리는 영실탐방로 휴게소 주차를 했으니 이쪽으로 가지 않는다. 사실 남벽분기점 찍기 귀찮았다. 남벽분기점을 가려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니까. 






내년을 기약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아 자꾸만 뒤돌아봤다. 영실의 풍경을 원없이 머리와 가슴에 담았으면서도 뭐가 이렇게 아쉬웠는지. 






백록담 봉우리만 수십 장 찍은 거 같다. 나도 M군처럼 1분짜리 동영상 찍을 걸. 






영실을 오르다 보니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했고 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닌 티끌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런 풍경을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산악회 활동을 했던 회사언니가 말하길 한라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1년에 4번을 간단다. 한라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러 가기 위해서라는데 영실을 한 번 가보니 그맘을 알 것 같다. 

  





영실을 오른 게 10월 초, 가을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던 차였다. 뭐 산 중턱에 울긋불긋한 나무들을 보면 나름 가을 느낌이 난다.









이날만큼은 구름을 보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 볼 필요는 없었다. 구름이 내옆에 때로는 내 발 밑으로 펼쳐졌다. 영남 알프스를 가면 구름이 발밑에 있다는데 내년 가을 영남 알프스 억새축제를 꼭 가고 말꺼야. 






날씨가 워낙 좋으니 막 찍어도 괜찮아 보인다. 영실을 오르기 전,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날씨 짱짱데스요. 우리가 여행한 5박6일동안 비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불어오는 불상사가 없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선적지왓 일대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푸른 초원에 솟아난 현무암이 귀엽게까지 느껴지는 걸 보면 영실에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나 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라는 노래가 절로 생각나는 선적지왓. 






우리는 한라산 산행에 앞서 캠프라인 블랙스톰을 샀다. 종로5가  로*캠프에서 현찰 박치기로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살 수 있었다. 암튼 확실히 등산화가 산행에는 편하다. 미끄러지지 않아서 안전하기도 하고 확실히 발이 덜 지친다. 예전에 런닝화 신고 어떻게 북한산을 오르내렸는지 ㅋㅋㅋㅋㅋㅋㅋ






영실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가 힘들었다. 역시 대피소 매점에서 라면을 못 사먹은 타격이 컸다. HP는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SP가 딸리는 느낌이랄까. 

허기가 지니 기력이 솟질 않았다. 뭐 점심 먹을 생각을 하니 기운이 샘솟기는 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점심을 먹으러 갔다. 둘다 순대국이 먹고 싶었는데 맘에 드는 순대국집이 마침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새끼보순대국을 하는 곳을 들어갔다. 순대는 평타 이상. 쫄깃한 식감이 짭쪼름한 간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새끼보순대국은... M군의 표현을 빌리자면 최악이란다. 새끼보가 이렇게 비릴 줄 몰랐었다면서.  M군의 기준에서 이번 제주도 여행 중 유일하게 실패한 밥집이었단다.






근데 별 불만 없이 잘 먹었던 나는 뭐가 되는 건가... 썩 맛있지는 않아도 아주 못 먹을 맛은 아니었다. 물론 재방문 의사는 전혀 없는 식당이지만.



암튼 배를 적당히 불르고 등산을 해서 적당히 피곤하겠다. 숙소로 들어갈까 했는데 그러기는 둘다 아쉬워서  외돌개를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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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투닥거리고 천지역 폭포에 도착했다. 쇠소깍도 그렇지만 원래 여행 계획에 천지연 폭포는 없었다. 입장료로 4000원을 지불하고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뚫고 걸어갔다. 별 기대 없이 갔는데... 천지연 폭포는 사람을 압도하는 규모는 아니었지만  영롱한 물빛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이곳 역시 인증샷을 찍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중국어로 인해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제주도 바닥 참  좁다. 이날 M군은 천지연에서 군 시절 데리고 있었던 병사를 만났다. 그 친구는 관광사진을 찍는 알바 중에 이곳을 들렸단다. 따로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제주도에서 만나다니 이것도 인연의 힘인가 보다. 




해질 무렵이라 산능선 부분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천지연 폭포도 좋았지만 이곳의 산책로가 정말 맘에 들었다. 잘 보존된 숲 덕택에 제법 운치 있는 데다가 돌로 조성된 산책로를 밟는 느낌이 좋았다. 비린내가 내지 않는 물냄새도 좋았다. 숲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내몸을 휘감는 것도 좋고.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서 짜증이 날 수도 있을 법한 천지연이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천지연이라는 장소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맘에 들어버렸으니. 




어쨌든 천지연의 모습을 보고 화가 누그러졌다. M군과 화해를 하고 사이 좋은 평소의 모습의 돌아갔다. 천지연 폭포만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건 아무래도 둘다 아쉬웠다. 그래서 해안도로를 탔다. 그러다 어쩐지 마음이 동하는 이곳에 내렸다. 정확한 지명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외돌개 방면의 공영주차장이었던 것 같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길을 따라 내려가니 산책로가 있었다.




사진만 놓고 보면 이곳은  한국이 아닌 열대 지방의 해안가 같다. 야자수가 심어진 이국적인 광경을 보고 있으니 새삼 제주도에 있음이 실감났다. 




서귀포의 노을을 30분 정도 지켜보다가 숙소를 향해 출발했다. 다음날 한라산 영실코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사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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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일차... 원래 일정대로라면 한라산 성판악 코스를 오르는 날이지만 늦잠으로 인해서 실패했다.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왔을 무렵 출발했다. 이왕 늦은 거 다른 코스를 가기로 했다. 3일부터 5일까지의 숙소는 서귀포시에 위치한 호텔빠레브였다. 성산읍에서 서귀포시 가는 방면에 있는 곳으로 일정을 급수정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가 잠시 멈춰섰다. 제주도에서 흔한 현무암 해변이지만 이방인의 눈에는 멋진 장관이다.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작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생각하며 찍었는데 이게 왠걸. 그냥 물고기 잡는 사나이다.  




이날도 청명한 날씨. 제주도 바닷가는 워낙 아름다워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작품이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고루하고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말 말고 어떤 말로 그 풍경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평화로운 이 광경에 멈춰서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쇠소깍을 향해 출발. 쇠소깍을 찾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공용주차장이 있지만 많은 차를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효도천 일대 도로에 차를 세워놓아야 했다. 차를 땡볕에 세워두고 나무데크로 깔아놓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땡볕에 있다가 그늘길을 걸으니 시원시원. 




내가 쇠소깍에 기대했던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다. 카약 같은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이것도 즐거워보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레저활동이란 없어. 카약 대신 2개 5000원하는 달콤한 천혜향 쥬스를 쭉쭉 들이키며 더위를 달랬다. 양이 적은 게 흠이지만 상큼하고 달달한 게 느무느무 맛있졍. 




제주도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해변을 만날 수 있다는 거다. 하얀 모래사장만큼 화사하진 않지만 소박한 느낌의 검은 모래 해변이 맘에 들었다. 




이곳에서는 물수제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다물결이 잔잔하다 보니 물수제비를 날리기 괜찮은 조건의 장소라서 그런가 보다. M군도 물수제비 날리는 대열에 합류했다. M군은 물수제비를 4번까지 날리는데 성공했다. 




생각보다 부드러웠던 검은 모래. 맨발로 밟아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쇠소깍 해안에는 검은모래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글동글한 몽돌들도 있었다. 쌓을 수 있는 돌이 있으면 탑을 쌓는 건 한국인의 특성인건지. 







쇠소깍 해변을 실컷 보고 마지막으로 쇠소깍을 보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은 쇠소깍에서 차로 10분~15분 거리에 위치한 아서원에서 해결했다. 짬뽕이 유명하다길래 갔다. 주차는 가게 앞에 대충 대면 된다. 




탕수육은 그냥 평타. 기억이 안나는 평범한 맛이다. 튀김옷이 다소 두툼했다. 무엇보다 탕수육을 시켰는데 군만두가 안 나왔졍... 




아서원 짬뽕의 모습. 건더기가 부족한 비주얼을 보고는 다소 실망했다. 뭐 맛은 좀 특이했다. 해물 베이스의 얼큰한 짬뽕 국물이 아니었다. 이곳의 짬뽕에는 돼지고기 베이스의 육수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짬뽕과 돼지고기 육수의 만남은 괜찮은 조합이었다. 묵직한 국물이 해장에는 딱일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몇 조각, 홍합 몇 알, 채소 건더기는 참... 경험 삼아 한 번 쯤 먹어보는 건 괜찮지만 '이거 정말 맛있다'할 수준의 짬뽕은 아니었다. 역시 내인생의 짬뽕은 운림동 신락원 짬뽕이랑 정릉 짬뽕걸. 참 M군은 자장면을 먹었는데 그것 또한 평타였다.  


암튼 점심도 배부르게 먹었겠다. 일단 빠레브에 짐을 내려놓고 나오기로 했다. 서귀포시 이마트 인근에 위치한 빠레브는 신축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프론트에서 조망이 좋은 방을 줘서 좋았다. 




우리가 묵었던 방에서 보이던 뷰. 코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은 아니어도 바다가 보인다는 데에 만족했다. 숙박비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단순하고 정갈한 이곳이 들었다. 채광이 좋아서 햇볕이 잘 드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M군이 말하길 가족여행으로 자주 갔던 해운대 웨스틴조선보다 훨씬 낫단다.




M군은 이곳이 어찌나 마음에 들었던지... TV를 켜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TV와 예능을 멀리 하는 나였지만 슈퍼맨에 나오는 아기들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라희, 라율 쌍둥이가 나왔던 편을 봤는데 그 귀여움에 몇 번이나 심쿵했는지. 한 편을 다 보고 나서 M군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다른 회차를 재생하려고 했다.그때 나는 폭발했다.


귀여운 아기들, 나도 좋다. 하지만 제주도까지 와서 TV라니... 1편 보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2편부터는 참을 수 없었다. 어렵게 시간 내서 제주도까지 왔으면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즐기고 추억팔이 할 수 있는 기억도 쌓고 가야지. 그래서 한바탕 투닥거렸다. 화가 난 나를 달래기 위한 회유책으로 M군은 천지연폭포를 제시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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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풍경에서 배부르게 먹고 나와서 눈여겨봤던 해안선을 따라 걷기로 했다. 관광객이 없어서 한적한 데다가 성산일출봉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이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이길 이름은 모른다. 성산일출봉에서 성산항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란 것만 안다. 



성산일출봉의 장관을 해치는 흔한 두 사람. 원래 피부가 까무잡잡한 M군은 피부가 탄 티도 안나지만 나는불타는 고구마처럼 익어갔다. 




셀카고자 인증. 





 



여기는 성산일출봉 방문 인증샷 남기기 좋은 장소인 듯 했다. 성산일출봉의 모습을 온전히 담을 수 있으니까.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서 마음껏 사진 찍을 수도 있고. 






우도를 보고나서 이길이 성산항으로 향하는 길임을 알아차렸다. 걸어서 성산항까지 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일대에는 리조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트랙터와 포크레인, 안전모를 쓴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저층으로 짓는 리조트였지만 성산일출봉 일대의 환경을 해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암튼 바다풍경에서 20~30분은 걸었을까. 3시쯤 성산항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서둘러 표를 샀지만 바로 코앞에서 배를 놓쳤다. 다행인 건 여객선 운행이 30분에 한 번이 아니었다. 10분 정도 기다렸더니 배를 탈 수 있었다.     



 

여객실과 갑판 위에 있는 사람들은 채 10명이 되지 않았다. 배를 타고 10분이나 갔을까. 벌써 우도에 도착했단다. 배에서 내릴 때 보니 수십 대의 자동차가 내렸다. 우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다. 일단 스쿠터를 빌리려고 성산항 근처에 있는 스쿠터 대여소에 갔다. 스쿠터 대여료는 2만원이었다. 




성산항으로 출발하는 마지막 배시간은 5시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 이 짧은 시간동안 우도를 돌아야했다. 스쿠터대여소 사장님이 해안도로를 따라서 쭉 돌고 오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해안도로를 돌았다. 




인어공주 해안이다. 영화 인어공주를 촬영한 장소라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코발트 빛의 바다색이 아름다웠다. 희고 고운 입자의 모래 사장을 걷고 싶었지만 슬리퍼를 가져오지 않아서 그맘을 접어야 했다. 






해녀동상이랑 인증샷을 찍었다. 친한 척 좀 해봤다. 




이날 탔던 스쿠터. 예전에 M군은 오토바이를 살까 말까 고민했다. 그런 과거가 있기에 M군이 오토바이를 타봤겠거니 했는데 이날 처음 타는 거였다. 그래서 스쿠터 대여소 사장님의 간단한 지도편달을 받았다. 뭐, 첫 운전 치고는 괜찮게 몰았다. 






우도봉이 보인다. 우도를 아침 일찍 왔더라면 우도봉도 올랐을텐데 아쉬웠다. 다음 번에는 꼭 우도봉에 올라야지.






4시를 조금 넘은 시간. 해가 지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해는 벌써부터 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을이 맞긴 맞구나. 

 










4시 50분에 스쿠터를 반납하고 성산항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도를 돌아본 건 참 괜찮은 선택이었다. 다음에 우도를 가면 1박 2일에 걸쳐서 돌아야겠다. 우도봉도 올라보고 해안가를 여유롭게 걸어야지. 이렇게 대충 둘러봐도 매력이 많은 섬인데 그걸 구석구석 살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내년을 기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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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 올라갔다와서 먹은 땅콩아이스크림과 한라봉아이스크림에 실망한 우리. 점심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성산일출봉 근처 골목을 둘러보기로 했다. 식당들이 늘어서고 차들로 붐비는 번잡한 곳보다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걷고 싶었다. 그때는 이 골목길이 성산항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인 줄도 모르고 쭉 걸었다. 이길로 걸어가다 보니 해녀회관이 나왔고 그 맞은 편에 식당 바다풍경이 있었다. 이집 역시 성산일출봉에서 흔하디 흔한 오분작뚝배기를 하는 집이었지만 뭔가 느낌이 왔다. 성산일출봉 입구 근처 식당들은 죄다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이었는데 이곳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서 확신했던 것 같다. 


일단 회무침+돔베고기+전복 오분작 뚝배기를 시켰다. 







회쌈. 매콤새콤하게 무친 회무침에 날치알, 쌀밥, 무쌈, 깻잎을 싸서 먹는 건데 괜찮다. 이런 건 어지간해서는 맛없을 수가 없는 메뉴다. 







돔베고기는 역시나 양이 적어! 사실 돔베고기와 보쌈고기의 차이를 모르겠다. 삶은 돼지고기인데 그게 제주산인지 아닌지의 차이일까, 아님 보쌈김치를 싸먹고 안 싸먹고의 차이일까. 암튼 돔베고기는 평타. 양이 적은 것 빼고는 비린내 없고 보들보들한 식감의 돼지고기는 먹을 만 했다. 







바다풍경의 흔한 상차림. 이정도면 평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스키다시는 아니여도 나름 관광지치고는 양심적인 상차림이다. 반찬으로는 명이나물, 고구마튀김, 전류, 김치류, 치즈그라탕가리비(근데 가리비살은 어디로?), 생선구이 등이 나왔다. 참고로 돔베고기를 향긋한 명이나물에 싸먹었는데 괜찮았다. 






회쌈도 돔베고기를 다 먹어갈 무렵 등장한 전복오분작뚝배기. 싱싱하고 속살이 꽉찬 전복의 모습은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산지라서 그런지 전복은 쫄깃쫄깃, 탱탱했다. 






전복을 걷어내니 고소한 성게알이 똻. 그밑에는 왕새우와 엄청난 홍합더미가 있었다. 홍합을 건져먹는데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뜨끈한 오분작 된장국물을 들이키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 


나는 맛있게 싹싹 먹었지만 나름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인 M군은 아쉽다고 평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물론 지금도 맛있지만 옛날에는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을 식당인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뭐 그래도 괜찮다. 왕년에는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을 식당이었겠지만 이정도 평타라도 치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 화장실에 대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깔끔했다. 오오.  


+ 바다풍경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직원 단체 사진이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식당을 다녔지만 직원 단체 사진이 있는 식당은 처음 봤다. 우리가 밥을 먹었던 이날, 홀서빙을 보던 직원 2분을 그 단체사진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걸 보니 이곳 서비스가 괜찮았던 이유가 납득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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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일요일 제주도여행 5일차

송악산


송악산 자체가 걷기도 좋지만 볼 거리도 많은 곳이다. 여기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형제섬,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날씨가 좋아 더 감격스러웠던 송악산 걷기. 송악산의 멋진 풍광, 이걸 나으 조급한 카메라워킹이 망쳐버렸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보다 그냥 고정시켜서 찍는 게 훨씬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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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토요일 제주도여행 4일차

한라산 영실 등반로 


영실휴게소부터 출발해서 병풍바위, 노루샘, 윗세오름, 방애오름샘지나 남벽분기점까지.

영실을 다녀온 사람들은 이 영상이 결코 잘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겠지. 영상으로는 상서롭고 장엄하고 영험한 한라산의 모습을 요만큼도 제대로 담아낼 수 없었다.


단풍이 얼핏설핏 물들어가는 산자락에 돋아난 병풍바위와 영실기암, 영실기암을 지나면 나오는 고요한 자작나무숲, 푸른 들판 위로 솟아난 검은 선작지왓, 저편으로 푸른하늘만이 펼쳐진 윗세오름, 어마어마한 구름이 쉴새없이 지나가는 정상남벽을 실제로 보고 있으면 쩐다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한라산이 이렇게 멋진 걸 이제야 알게 된 게 억울했지만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제주도여행에서 한라산 영실 탐방로는 이번 여행에서 신의 한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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