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일출봉에 올라갔다와서 먹은 땅콩아이스크림과 한라봉아이스크림에 실망한 우리. 점심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성산일출봉 근처 골목을 둘러보기로 했다. 식당들이 늘어서고 차들로 붐비는 번잡한 곳보다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걷고 싶었다. 그때는 이 골목길이 성산항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인 줄도 모르고 쭉 걸었다. 이길로 걸어가다 보니 해녀회관이 나왔고 그 맞은 편에 식당 바다풍경이 있었다. 이집 역시 성산일출봉에서 흔하디 흔한 오분작뚝배기를 하는 집이었지만 뭔가 느낌이 왔다. 성산일출봉 입구 근처 식당들은 죄다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이었는데 이곳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아서 확신했던 것 같다. 


일단 회무침+돔베고기+전복 오분작 뚝배기를 시켰다. 







회쌈. 매콤새콤하게 무친 회무침에 날치알, 쌀밥, 무쌈, 깻잎을 싸서 먹는 건데 괜찮다. 이런 건 어지간해서는 맛없을 수가 없는 메뉴다. 







돔베고기는 역시나 양이 적어! 사실 돔베고기와 보쌈고기의 차이를 모르겠다. 삶은 돼지고기인데 그게 제주산인지 아닌지의 차이일까, 아님 보쌈김치를 싸먹고 안 싸먹고의 차이일까. 암튼 돔베고기는 평타. 양이 적은 것 빼고는 비린내 없고 보들보들한 식감의 돼지고기는 먹을 만 했다. 







바다풍경의 흔한 상차림. 이정도면 평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스키다시는 아니여도 나름 관광지치고는 양심적인 상차림이다. 반찬으로는 명이나물, 고구마튀김, 전류, 김치류, 치즈그라탕가리비(근데 가리비살은 어디로?), 생선구이 등이 나왔다. 참고로 돔베고기를 향긋한 명이나물에 싸먹었는데 괜찮았다. 






회쌈도 돔베고기를 다 먹어갈 무렵 등장한 전복오분작뚝배기. 싱싱하고 속살이 꽉찬 전복의 모습은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산지라서 그런지 전복은 쫄깃쫄깃, 탱탱했다. 






전복을 걷어내니 고소한 성게알이 똻. 그밑에는 왕새우와 엄청난 홍합더미가 있었다. 홍합을 건져먹는데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뜨끈한 오분작 된장국물을 들이키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 


나는 맛있게 싹싹 먹었지만 나름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인 M군은 아쉽다고 평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물론 지금도 맛있지만 옛날에는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을 식당인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뭐 그래도 괜찮다. 왕년에는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을 식당이었겠지만 이정도 평타라도 치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 화장실에 대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깔끔했다. 오오.  


+ 바다풍경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직원 단체 사진이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식당을 다녔지만 직원 단체 사진이 있는 식당은 처음 봤다. 우리가 밥을 먹었던 이날, 홀서빙을 보던 직원 2분을 그 단체사진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걸 보니 이곳 서비스가 괜찮았던 이유가 납득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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