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영실을 다녀와서 숙소로 들어가서 쉴까 했지만 외돌개에 갔다. 아침에 산을 올랐으니 저녁에는 바다를 봐야 했다. 석양에 물든 바다를 보고 싶었다. 






외돌개는 제주 올레 중 가장 아름답다는 올레 7코스에 있다. 그길을 아주 잠깐 걸어봤지만 왜 사람들이 올레 7코스를 극찬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길에서 보이던 제주 바다의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잔잔한 바다였다. 햇볕에 따스하게 물든 바다를 보고 있으니 영실을 오르면서 느꼈던 가슴 설레고 벅찬 느낌이 비로소 진정되는 것 같았다.  








외돌개는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단다. 외돌개는 고기잡이 나간 할아방을 기다리던 할망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외돌개도 망부석의 일종인 셈이다. 님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바위에 투영해 전설을 만들어냈던 옛사람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소셜커머스 홈페이지 제주여행 섹션에 자주 들락날락거렸다. 거기서 문섬 스킨스쿠버, 마라도 잠수함 같은 할인상품이 엄청나게 뜨는 걸 봤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뭐 여행 일정에 레저 활동과 박물관 탐방을 넣지 않은 건 적절한 선택이었다. 제주도의 자연을 둘러보고 가기에도 빠듯한 5박 6일이었다.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보니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이때가 저녁 6시 쯤. 가을이라 해가 많이 짧아졌다. 






노을 지는 바다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날의 바다는 제주도라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외돌개 근처에서만 꼬박 2시간을 머물렀는데 이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우리가 제주도를 해가 8시쯤 지는 여름에 갔더라면 강정포구까지 쭉 걸어갔겠지. 아쉽다. 못다 본 풍경이 아쉬웠다.






다음 번에는 올레 7코스를 완주하자는 다짐과 함께 여행 4일차 일정이 끝났다. 




Posted by bonbontor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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