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일 목요일 나오시마. 하늘은 흐렸고 비가 내렸다. 

우산을 없었던 우리는 사쿠라쇼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우산을 들고 나왔다.






 


나오시마 미야노우라항에서 이누지마로 가는 고속정은 아침 9시 20분에 출발했다.  

나오시마-이누지마 고속정 편도 가격 1인당 1850엔. 일단 편도로 티켓을 끊었다. 







고속정 안에는 우리를 포함하여 승객이 5명 남짓.  어딜 가도 사람이 있고 북적였던 나오시마와 달리 이누지마에서의 하루는 한적하고 소소한 우리만의 시간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오전 10시 15분, 이누지마에 도착했다.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티켓 센터 >



이누지마 항 바로 앞에 있는 검은 건물이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티켓 센터다.

이누지마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이 티켓센터에서 입장권을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 이누지마라는 섬 자체가 거대한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 공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입장권 가격은 2060엔이다.(카드결제 가능) 


티켓센터에서 아트하우스 티켓을 구매할 때 배 티켓이 편도인지, 왕복인지를 물어본다. 목적지-이누지마 왕복티켓을 끊었을 경우, 아트하우스 입장권만 끊어준다. 만약 목적지-이누지마 편도티켓일 경우 아트하우스 입장권+목적지 편도 티켓을 끊어준다. 티켓센터 건물 안에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이누지마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 입장권과 안내 지도 >



안내 지도를 보면서 작품들을 찾아서 보면 된다. 이누지마는 작은 섬이지만 골목이 많아서 헤매기 쉽다. 그래서 지도를 보면서 작품을 찾아가는 게 효율적인 관람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이누지마를 돌았다. 

 







< NICE TRIP >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오면 사소한 문구 하나에 쉽게 감동한다. 이누지마에서 만난 'NICE TRIP'이 그랬다.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에 굴하지 말고 씩씩하게 이누지마를 돌아다니란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 이정표 >



이누지마에는 작품의 위치를 알리는 이정표가 많다. 이정표를 보면서 유명한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마을 곳곳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숨어있다. 이런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제법 있다.  










<이누지마 골목길을 누비는 막내 >



예로부터 이누지마는 화강암으로 유명했던 지역이었다. 1909년 구리 제련소가 지어지면서 이누지마는 인구 3,000명이 넘어서는 부흥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채석업의 쇠퇴, 제련소의 폐쇄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자 대부분의 섬주민들은 이누지마를 떠났다. 현재 이누지마에 사는 사람은 60명이 되지 않는다.  


근현대 시기를 오롯이 겪어낸 오래된 가옥들과 골목길에는 시간의 흔적이 배어있었다. 비에 젖은 건물들이 풍기던 낡은 냄새와 빛바랜 색깔은 종종 생각나곤 했다. 






< 어느 집 앞에 있던 철제 조형물 >



비바람을 맞고 붉게 녹이 슨 철제 조형물을 보면서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현재만을 위한 게 아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 어느 담장 위에 있던 꽃게 조각 >



이누지마를 돌아다니다보면 살아있는 꽃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조각이 있는 걸까. 






<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프로젝트, S-Art House "Contact Lens" >



비가 내려 제법 운치 있는 Contact Lens.













< 이누지마 아트하우스 프로젝트, A-Art House "Reflectwo" >



원형의 투명아크릴 안에 부착된 알록달록한 조화프린팅 앞에 서있으면 마치 꽃놀이 온 것 같다. 화려한 색감의 향연 앞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걸어본다. 







10월임에도 푸르른 초록이 여전한 이누지마.



 





이누지마 곳곳엔 귤나무도 있었다.  













가게는 닫았지만 이것도 나름 분위기 있다. 








비가 미친 듯이 내려서 운동화가 다 젖었다. 이래서 비 오는 날 정말 싫어하는데, 이누지마에서만큼은 비가 와도 괜찮았다. 









< 이누 하우스 >



원래는 이누 하우스 건물 내부도 구경가능한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휴관일이라서 구경하지 못했다. 그래도 귀여운 멍멍이를 봐서 괜찮았다.












이누지마에서 동생과 함께 찍은 투샷. 둘다 신났다. 







< 저 멀리 보이는 제련소 건물 >



어찌 보면 흉물스러울수도 있는 제련소 건물을 부수지 않고 그대로 남겨뒀다. 산업화 시대의 영광과 몰락을 겪은 이누지마에게 세이렌쇼는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이자 상징이다. 세이렌쇼는 그 자체로 이누지마의 역사인 셈이다. 과거를 잊지 않겠다는 거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자는 게 아닌가 싶다. 이누지마의 세이렌쇼는 세련되고 화려한 건물이 아닐지라도 오랜 시간을 품은 건물이 분명 의미 있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걸 알려준다.

 

세이렌쇼 내부도 구경가능한데 세이렌쇼 입구에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우리는 시간상 세이련쇼는 멀찍이서만 보고 나왔는데 세이렌쇼를 구경할 분들은 부디 조심히 관람하길. 








여기도 전시공간이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 이누지마 지칸 포스터 >








이누지마 티켓센터에서 세이련쇼 가는 길. 






< 이누지마 세이렌쇼 입구 >











이누지마 세이렌쇼 미술관에는 미시마 유키오를 모티브로 한 예술작품을 볼 수 있다. 근데 시간이 없어서 패스했다.







안녕, 이누지마 


Posted by bonbontor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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