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날이 밝았다. 6월 27일은 라벤더 꽃밭으로 유명한 팜 도미타를 둘러본 뒤 삿포로로 가야하는 일정이었다. 후라노에서 삿포로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아침 7시에 일어나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셔틀을 타고 출발했다.  





< 로그 유카리 게스트하우스에서 후라노 역으로 가는 길에서 >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지만 나름 운치 있었다. 구름이 높은 산을 넘어가는 모습에 빠져있다보니 어느새 후라노 역에 도착.  높은 산을 병풍처럼 두른 후라노르 를 보면서 지리산자락에 위치한 구례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산이 든든한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하나. 알고 보니 후라노는 다이세쓰산 국립공원과 유바리 산지에 이는 분지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겨울에는 엄청 춥다고 한다. 초여름에 접어드는 6월 말에 와도 이리 추웠는데 겨울에 오면 얼마나 추울까. 






< 후라노 역에서 나카후라노행 열차를 기다리며 >


후라노 역에서 라벤더 바타케 역으로 바로 가는 열차가 많지 않아서 그냥 카미후라노 역에서 걸어가는게 빠를 것 같았다. 요금은 230엔. 카미후라노에서 팜 도미타까지는 걸어서 20~30분 정도 걸린다고 구글지도가 알려줬다. 그정도면 가뿐하게 걸어갈 수 있지.





< 후라노 역의 계단 >


후라노 역에서 나카후라노 방면으로 가려면 계단을 이용해서 건너편 플랫폼으로 건너가야 했다. 그래서 계단을 올라가려고 계단을 봤는데 보라색 라벤더꽃밭 사진이 계단에 래핑되어있었다. 오오, 라벤더의 고장은 역시 계단도 달라 이러면서 사진을 찍었다.





<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던 후라노 역의 플랫폼 >


후라노의 유명한 커리집, 유아독존을 가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되는대로 팜 도미타의 야채커리를 맛보기로 했다. 언젠가는 꼭 후라노의 커리를 맛보고 말거야! 

 



 

<나카후라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도시의 활발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후라노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이 조용함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나만의 평화로운 시간, 나만의 행복한 시간. 


 


< 나카후라노 역 앞에 있던 수하물 보관소 >


어느새 나카후라노에 도착했다. 수하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찰나에 역 앞에 바로 수하물 보관소를 발견했다. 문을 두드리고 열고 들어가니 아저씨가 맞아준다. 일본어로 이야기하시는데 대충 맥락은 알 것 같았다. 수하물의 크기와 시간에 상관없이 200엔의 보관료만 내면 되는 곳이었다. 운영시간은 사진에 나와있는대로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저씨한테 단촐한 가방을 맡기고 번호표를 받고 나와서 팜 도미타를 향해 출발했다. 





< 후라노 열차가 다니던 선로 >



여유롭게 어슬렁어슬렁. 아침 일찍 출발했기에 시간 여유가 있다보니 마음도 덩달아 느긋했다. 팜 도미타로 걸어가는 와중에 옆에 자그마한 라벤더꽃밭이 조성되어 있고 이 아침부터 리프트카가 운영 중인 공원이 있었는데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오늘의 목적지는 팜 도미타니까. 






< 팜 도미타로 걸어가는 길에서 >


나카후라노역에서 팜 도미타로 걸어가는 길은 한적함 그 자체였다. 이 거리를 걸으면서 마주친 사람이라고는 조깅하는 할아버지 한 명이었다.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 팜 도미타까지 이제 700미터 >


어영부영 걷다보니 어느새 팜 도미타에 도착했다. 팜 도미타 정문이 아니라 후문이라고 해야 하나, 그쪽으로 들어왔다. 아침 9시가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팜 도미타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사람들은 보랏빛 라벤더 꽃밭에서 인증샷을 남기느라 바빠보였다. 뭐, 나도 라벤더 꽃을 한참 쳐다보다가 사진 몇 장 찍다가 또 멍때리면서 라벤더 쳐다보길 반복했었다. 














< 팜 도미타의 라벤더 꽃밭 >


이렇게 넓은 라벤더 꽃밭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 바람에 일렁이는 보랏빛 라벤더의 물결이 아름다웠다. 화려한 장미꽃, 화사한 벚꽃과 다른 청초한 매력을 가진 라벤더 꽃을 보고 있으니 언젠가 후라노로 가족여행을 오면 좋겠다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풍광 좋은 곳에 가면 가족이랑 와야지라는 생각부터 든다. 내가 효녀이거나 마마걸은 아닌데도 그렇다.(뭐,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불효막심에 가까웠다. 그리고 우리집의 마마걸은 나이 스물두살을 먹고도 엄마 옆에서 자는 우리 막내다...)




< 산들산들 라벤더 >


다른 사람들이 라벤더 꽃밭에서 힘겹게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보면 먼저 다가가서 사진 찍어드릴까요, 헤헷 이러면서 사진을 찍어드렸다.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지만 그래도 잘 나온 단체사진이 있어야 여행을 추억하기 더 좋지 않을까가 다년간 찍사로 활약해온 나의 지론.   


< 팜 도미타 일대의 모습 >


팜 도미타에는 라벤더 꽃밭 말고도 다른 꽃밭도 있다. 





< 팜 도미타 버블볼>


팜 도미타에서 이 버블볼을 보면서 예전에 바디샵에서 팔던 버블볼의 추억에 빠졌다. 2007년인가, 그때까지만 해도 바디샵에서 버블볼을 팔았었다. 목욕탕에 물을 채운 후 버블볼을 터트려서 넣으면 향긋한 향이 마구마구 올라오는 제품이었다. 지금은 단종된지 한참 되었는데 그게 어찌나 아쉽던지... 집에 욕조는 없지만 이 버블볼을 막 사고 싶은 뽐뿌가 막 생겼는데 당시 나는 백팩 하나만 있어서 이걸 산다고 해도 가방에 집어넣을 공간이 없었다. 그리고 삿포로에 가서 팬톤 캐리어를 사게 되는데... 








< 팜 도미타 특제 비누 >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 좋아보이는 비누. 물론 이것도 사지 않았다. 사진에는 없지만 내가 기념품으로 산 것들은 팜 도미타 기념 엽서와 라벤더 캔디였다. 기념 엽서와 라벤더 캔디에 대한 반응은 괜찮았다. 





 <뽐뿌를 부르는 팜 도미타 특제 상품>


팜 도미타의 제품들은 이곳에서 생산한 라벤더로 만든다. 라벤더 핸드크림, 라벤더 립밤 등도 인기많았다. 참, 팜 도미타는 신 치토세 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있다. 그래서 팜 도미타에서 구매하지 못해서 아쉬운 맘이 들었던 물건들은 공항 면세점에 가서 마저 지르면 된다. 





< 팜 도미타 면세 한국어 버전 안내판! >


팜 도미타에서도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모품은 5401엔 이상, 일반 물품은 10,801엔 이상 사야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모품에 해당하는 건 캔디, 차, 엽서, 비누, 화장품 등등이었던 것 같고 일반 물품에 해당하는 건 베개, 에이프런, 우산 이런 종류였던 것 같다. 일단 먼저 소비세 포함 가격으로 계산을 한 후 하나비토 하우스에 가면 된다. 하나비토 하우스에 들어가서 택스 프리 코너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여권, 영수증, 구매제품을 보여주면 된다. 



가족, 친구들 줄 기념품도 다 샀겠다, 이제 팜 도미타의 야채 커리를 맛 볼 시간이다. 




* 팜 도미타(FARM TOMITA) 



< 팜 도미타 위성지도(출처 : 구글지도) >


- 주소 : 15 Go Nakafurano Kisen Kita,空知郡中富良野町 Hokkaido Prefecture 071-0704, JAPAN 




< 팜 도미타 맵(출처 : 팜 도미타 공식홈페이지) >


- 팜 도미타 공식홈페이지 주소 : http://www.farm-tomita.co.j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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