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8. 19:13 2014년/오, 광주
2014년 광주 충장사
담양 명옥헌원림을 들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침 아빠 지인 분이 무등산장 근처에 계신단다. 담양에서 무등 산장 가는 길목, 충장사에서 두 분은 만나셨다. 나는 충장사를 찍으려고 기웃댔다.
하얀색 문이 인상적이다. 여느 절이라면 붉은 단청을 입힌 문이 객을 맞이하지만 이곳은 하얗다. 단아한 문 너머로 하얀 건물, 건물을 둘러싼 녹음, 그위로 펼쳐진 파란 하늘이 보인다. 볕은 뜨겁지만 하늘은 이미 가을이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북적거리지 않아 조용했다. 사람들 말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벌레울음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왔다.
광주 출신이면서도 광주 명소 중 가보지 않은 곳이 많다. 명소라 하여 가봤더라도 어린 시절에는 그 가치를 몰랐고 그곳을 즐기는 방법을 몰랐다.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자연의 경이로움, 사찰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 곳들로부터 감동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위안이 되는 일인지.
돌이켜보면 참 아빠와 많이 싸웠다. 격동의 사춘기 나도 아빠도 서로 가슴에 대못을 박었다. 상처 주는 말들을 하면서도 얻은 게 있다면 솔직함. 그런 솔직함으로 나는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이해를 하는 것과 다투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2014.09.06. 광주 충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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