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제주도 여행, 드디어 애월 바다를 봤다. 애월 낙조를 보고 나서야 사람들이 왜 애월을 찬양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는 애월에 갈 생각이 없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인 만큼, 사람들이 모여드는 관광명소는 피하고 싶었다. 그래도 제주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바퀴는 빙 도는 여행일정을 생각하면 여행 첫날은 애월에서 머물다가 다음 날 협재로 넘어가는 게 편할 듯 했다. 애월바다에 대한 아무런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날, 애월의 바다는 포근했다. 부드럽게 일렁이는 바다는 그 누구라도 안아줄 수 있을 듯 했고, 노을에 물든 따뜻한 바다는 그 어떤 이야기라도 들어줄 수 있을 듯 했다. 나지막한 파도소리가 귓가에 들려온 그 순간, 애월바다가 너무나도 좋아져버렸다.  









노을 지는 한담해안산책로를 따라 홀로 걸었다. 산책로를 걸어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저들은 어떠한 연유로 애월에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는 그날의 바다를 함께 바라 봤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괜한 친근감이 치밀어올라 그들이 살아온 인생을 내 멋대로 상상하면서, 저들이 그날의 바다를 어떻게 기억할지가 궁금해했다.

 


나에게 그날의 애월바다는 말하지 않아도 다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사려 깊은 바다였다. 그런 상냥함에 빠져 하마터면 곽지과물해변까지 걸어갈 뻔 했다.  








애월을 다녀오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 장필순의 <애월낙조>를 듣게 됐다. 그 노래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다. 




*



바람 부는 애월포구 

작은 산책로 벤치에 앉아

할말도 모두 잊고,

애월낙조에 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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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었다. 내가 왜 차였는지를 돌아보게 한 고마운 책이었다. 지금이야 이별후유증따위 사라졌지만, 올 초에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말 많이 괴로웠다. 장장 7년을 만났으니까, 사소한 일상 깊숙이 스며든 그의 존재감을 지우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를 많이 원망했고 이미 떠나버린 그 마음을 잡으려고 구질구질하게 매달리기도 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식어버린 사랑을 다시 지피려는 시도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겠지만, 그땐 그랬다. 




1.


"이러한 점에서 개인은 집단, 민족 또는 종교와 매우 흡사한 행동을 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사소한 결점까지도 낱낱이 비판하고 자기 자신의 결점을 천연덕스럽게 무시해 버린다. 항상 다른 사람들을 비난학 개조하기에 바쁜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이와 같이 하면 - 아주 흔한 일이지만 - 두 사람의 관계는 상호 투사의 관계로 변한다. 만일 내가 오만하거나 우유부단하거나 탐욕스럽다면, 나는 상대방의 이러한 점을 비난하고 나의 성격에 따라 그를 고치거나 처벌하려고 한다. 상대방도 이와 같이 한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그들 자신의 문제를 무시하는 데 성공하고 따라서 그들 자신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하는데 실패한다." - 136~137p

 


나는 그의 사소한 결점을 견디지 못했고 그걸 고치길 종용했다.  그러면서 나의 결점을 고치지 못했다.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성미, 오만방자한 태도, 상처 주는 말을 쉽게 내뱉는 언행,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는 이기적인 태도, 게으름. 그의 우유부단함이나 솔직함을 비판하면서 나야말로 한없이 우유부단하고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아달라고 수없이 신호를 보냈지만 나는 그걸 무시했다. 내가 정해놓은 틀에 그를 맞추려 했고 정작 나는 변한 게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기준에 상대방이 전적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건 그의 존엄을 무시하는 폭력과 다를 게 없었다. 


    


2.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원하며, 주는 데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받는 데서만 기쁨을 느낀다. 그는 거기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만 외부 세계를 본다. 그는 다른 사람의 욕구에는 흥미가 없고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통합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유용성을 기준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을 판단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랑할 줄 모른다." - 85p



나는 지독히도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늘 나 자신이 최우선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고 그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귀기울이지 않았다. 설사 그걸 듣는다고 해도 잠시뿐이었고, 그가 내가 원했던 것들을 대부분 흘려들었다. 내가 사랑을 주는 방법도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이었다. 내게 원하는 형태의 사랑을 주지 못한다고 불만을 품었지만 나 또한 네가 바라고 원했던 형태의 사랑을 주지 못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아달라는 것. 오랜 시간을 함께 했지만 나는 그걸 해주지 않았다.  





3. 


"내가 독립을 성취할 때에만, 다시 말하면 목발 없이, 곧 남을 지배하거나 착취하지 앟아도 서서 걸을 수 있을 때에만 존경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해서 성립될 수 있다. 프랑스의 옛 노래처럼 '사랑은 자유의 소산이며 결코 지배의 소산이 아니다." - 62p  

 


나는 의존적인 사람이었다. 나의 두 발로 세계에 서려 하기보다는 그에게 기대려고 했다. 그의 품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 했다. 사랑이 불안을 사라지게 하고, 외로움을 채워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서지 못하는 존재가 어떻게 안정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건 불가능하다. 스스로를 구하는 건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으니까. 결국 타인에 의한 구원은 일시적이다. 관계가 끝나는 순간, 구원도 끝나버리므로. 서로 의지하는 관계가 아닌, 어느 일방이 의존하는 관계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의존의 대상이 된 상대방은 언젠가 나가떨어지기 마련. 오로지 나의 힘으로 안정감을 이뤄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4.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 13~14p



나는 늘 사랑받길 원했지, 어떻게 사랑할 지 고민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어떤 사랑을 받길 원하는지, 상대방을 어떻게 배려해줘야 쌍방의 관계에서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5.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날 사랑하고 있다는 너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날 바라보는 게 아니고 날 바라보고 있다는 너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 오지은 <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



어쩌면 나야말로 널 사랑하는 게 아니고 널 사랑하고 있다는 나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네가 이별을 고했을 때 매달렸던 것도 사실은 사랑이 아니라 7년의 시간이 끝나버렸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 때문 아니었을까. 어쩌면 너라는 사람보다, 너를 사랑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을 사랑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6.


"내가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한다면, 그 또는 그녀는 생명을 구조하는 자일 수는 있지만 그 관계는 서로의 관계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조건이 된다." - 153p



아픔이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고 했던가. 이별로 괴롭고 힘들었던 시기가 다 지나가고 정서적으로는 완연한 평화기에 접어들었다. 친구들과의 함께 혹은 나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이제야 비로소 혼자 힘으로 설 수 있게 되었다. 사소한 일로 일희일비하는, 여전히 불안정한 사람이지만 나름의 안정을 누리고 있다.





7.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나의 지난 연애도 그저그런 평범한 연애 중 하나에 불과했던 거다. 순수하고 찬란했던 시기의 지고지순한 연애였다는 점은 조금 특별할 수 있겠지만, 결국 만남으로 시작해서 이별로 끝나는 보통의 사랑이었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 서로의 전부를 쥐어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 박준 <마음 한철> 





8.


"사랑은 휴식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고 일하는 것이다." - 139p



다음 사랑은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랑을 꿈꾼다. 서로 맞잡은 두손을 놓지 않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랑,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랑,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사랑, 그리고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단 동기부여를 해주는 그런 사랑.  



언젠가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그런 사람, 어딘가에서 맛있는 걸 먹게 되면 다음에 함께 와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사람, 손만 잡고 하염없이 걸어도 마냥 좋은 그런 사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 옆에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브라운아이즈의 <사랑(I wanna fall in love with you)>을 함께 듣고 싶다.





9.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62p



그러려면 일단 나부터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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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간카게이, 그리고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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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날 토노쇼항 오키도 호텔에서 머물렀다.



토노쇼항(土庄港)에서 간카케이를 가려면

남행 후쿠다선(南廻り福田線) 하행 방면 버스를 타고

쿠사카베항(草壁港) 정류장에서 내려서

신현선(神懸線)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코웅테이(紅雲亭)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 시간표 및 노선은 쇼도시마 올리브버스 홈페이지를 참고.

http://www.shodoshima-olive-bus.com/dia.html 









원래는 토노쇼항에서 아침 8시 15분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호텔 조식도 먹고 여유도 부리다가 늦게 나왔다. 

아침 10시 10분에 토노쇼항에서 후쿠다선 하행 버스를 타고

10시 38분에 쿠사카베항에서 내렸다.

10시 50분에 코웅테이행 버스를 타고 11시 3분쯤,

종점 코웅테이, 간카케이 로프웨이 입구에 도착했다. 


 







원래는 간카케이 등산로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막내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로프웨이 왕복권을 구입해야 했다.

2015년 10월 기준 간카케이 로프웨이 왕복권 가격은 1인당 1220엔,

로프웨이 배차간격(?)은 12분 정도. 


간카케이 관련 최신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될 듯.

http://www.kankakei.co.jp/index.html

   









간카케이 로프웨이 안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이게 은근 중독적이었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마성의 브금...








간카케이는 일본 3대 계곡 중 하나로 

단풍이 그렇게 아름다운 협곡이란다.



10월 초순의 간카케이는 여전히 짙은 푸르름이 압도적이었지만,

 구석구석 노릇노릇한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다.



지금 봐도 이렇게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붉은 단풍이 제철인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에 오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질까.













곳곳에 솟아난 기암괴석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드디어 간카케이 전망대 도착! 









간카케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세토내해도 아름답지만,

간카케이의 산세도 인상적이었다. 

 








간카케이 전망대 앞에서 어느 일본인 노부부를 찍어드렸다.

금슬이 좋아보이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니 내 마음도 훈훈했다.

인상 좋던 그 할아버지는 우리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큰 머리와 짧은 몸뚱아리라는 신체적 단점이 부각된,

심지어 눈을 감은 그 찰나의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

할아버지의 손가락이 사진의 조연으로 친절하게 출연한,  

극사실적인 사진을 찍어주셨다.



막내는 키도 크고 팔다리가 가늘어서 괜찮지만

호빗인 나는 그게 아니무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여행의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즐거웠다. 









전망대 앞에서 티없이 환하게 웃고 있는 막내는

이날 우리가 얼마나 많이 걷고 걸을지 몰랐겠지.

그건 나도 몰랐어. 









키가 작아서 발꿈치를 들어야 했던 간카케이 인증샷.









세토내해의 미려한 풍광과 

간카케이의 웅장한 산세를 보니

행복이 마구마구 밀려왔다. 



전망대에서 한번 슥 보고 내려오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사실 이번 쇼도시마 여행에

간카케이에서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까지 

걸어가는 일정이 포함되어있었다. 



여행 오기 전에 구글 지도로 검색해보니 

거리가 6킬로길래 이정도면 걸어가기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간카케이 전망대 부근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방면으로 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졌다.



아니, 사람들이 없었다...

걷는 사람은 오직 우리 둘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먼 길을 불평불만 없이 걸어준 막내에게 감사할 따름.










당시에는 사람들이 없는 이 길을 걸어가는 게 

무섭게 느껴지기 보다는 한산해서 좋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게 위험한 행동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그것도 인적이 드문 산길과 도로를 걸어다니는 건

사실 굉장히, 굉장히 무모한 행동이다.



일본이 아무리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해도

불상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으니까 주의해야한다.

요근래 한국에서 일어난 등산로 살인 사건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건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제인 거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간카케이와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풍경을 

무탈하게 잘 보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어쨌든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까지 걸어가는 내내, 

이런 광경을 쉴새없이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우리가 걸었던 도로는 대략 이랬다. 

사람은 당연히 없고 차들도 정말 드물게 다녔다. 










쇼도시마에 야생 원숭이가 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표지판까지 친절하게 있을 줄은 몰랐다.

한국으로 치면 야생동물 출현주의 표지판 정도 되려나.










도보여행의 좋은 점은 차로는 그저 지나쳐버렸을,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천천히 걸으면서 풍경을 온전히 내안에 담는다는 것,

정말이지 근사한 경험이다. 

직접 걸어봐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다. 











파노라마로 담아보려 해도 담기 불가능한 감동.










그렇게 걸어가다 야생의 원숭이를 만났다.

사람들 봐도 놀라지 않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자기 할 일 하기 바쁘고 닝겐따위 아웃오브안중.











이렇게 지척에서 사진을 찍어도 관심을 1도 주지 않는다.











막내랑 나랑 원숭이들의 털이 너무 부드럽고 고와 보인다고 난리를 떨었다.

막내 왈 "쟤들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잖아. 그러니까 털이 부드럽지."




그렇다. 

사회생활의 모진 풍파를 겪는 우리가

스트레스로 인해 푸석푸석한 피부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소싯적 나도 꿀피부를 자랑했건만... 

사춘기 시절에도 여드름 잘 나지 않는 좋은 피부였건만...

지금은... 망했당...









야생의 원숭이들과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도

우리가 걸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 



후후후.

걸어가는 길은 멀지만 이런 잔재미가 있어서 걷는 보람이 있다.











막내의 우월한 뒷태를 감상하며 걸어보자.



부모님은 왜 막내에게 저런 기럭지 유전자를 주셨던 걸까.

나는 왜 아빠의 큰 머리와 엄마의 작은 키를 물려받게 된 걸까.   










슬슬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과 시호자시 전망대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참고로 쵸시케이는 쇼도시마 원숭이들이 많이 있는 관광지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과 시호자시 전망대가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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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일단 1시간 30분을 걸어왔으니 조금만 쉬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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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이 360도 펼쳐지면 걸어온 보람이 차고 넘치잖아...♡











암, 이런 게 바로 호연지기지.











살아있음이 감사하게 느껴지던 순간.



















이건 정말 실제로 봐야 한다. 

직접 보면 쩐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거대한 석판 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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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은 인생 사진을 건지기 최적의 장소다. 


































평범한 검정티에 청바지 하나 입었을 뿐인데 모델핏이라니...

세상은 불공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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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막내가 찍어준 나는...













막내야...

수평은 좀 맞춰서 찍어주지 그랬어...

너 나한테 불만있음 말로 하지,

사진으로 이러기야 ㅠㅠ

같은 아이폰유저끼리 왜 이래...










그래도 나름 인생사진 찍어줘서 고마워, 막내야.



















서로를 예쁘게 찍어주는 재주를 없는 자매가 와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그곳의 이름은,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누누이 말하지만,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의 360도 전망은 직접 봐야 한다. 




우츠쿠시기하라 고원에서 사진도 실컷 찍었겠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시호자시 전망대를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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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책로를 따라서 좀만 걸어가면 된다.










이곳이 시호자시 전망대.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시호자시 전망대를 오르면서 

여기가 무너질까봐 무서웠다.



오죽 했으면 막내가 그만 좀 부들부들 떨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시호자시 전망대에 보는 뷰도 끝내준다. 이야앙.











시호자시 전망대는 이름 그대로

밤하늘의 별을 보기에 정말 좋은 전망대일 듯.









 

안녕, 시호자시 전망대.










잘 있어, 우츠쿠시기하라 고원.










이제 다시 간카케이 전망대로 돌아갈 시간.



막내는 돌아갈 길이 막막한지

생기 넘치던 아까와 달리 지쳐보였다.

솔직히 나도 돌아갈 일을 생각하면 깝깝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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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보우하사.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터덜터덜 지친 기색으로 걸어가는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어느 친절한 일본인 아저씨께서 우릴 간카케이까지 태워주셨다. 올레!

토노쇼 항까지 데려다주신다는 걸 간신히 말렸다.



그저 우리를 지나쳐 갈 수도 있었지만 

차에 타라고 머저 권해주신 그의 친절함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간카케이로 가는 아저씨의 차 안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온 "혼또니 아리가또고자이마스"를 열번은 외쳤다.



지금도 정말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










간카케이에 돌아온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 20분.

많이 걸었으니 체력소모가 극심했고 열량섭취가 시급했다. 















평범한 우동맛이다. 추천하지 않지만 한끼 떼우기 적당한 그런?  










간카케이에서의 마무리는 올리브 아이스크림으로!






+











흔한 셀고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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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일 쇼도시마 간카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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